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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도 ‘윤창호법’…음주 운항 처벌 강화한다

중앙일보 2020.05.11 11:06
지난해 2월 부산 남구 용호동 해상에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가 광안대교와 충돌해 대교 구조물이 일부 파손됐다. 중앙포토

지난해 2월 부산 남구 용호동 해상에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가 광안대교와 충돌해 대교 구조물이 일부 파손됐다. 중앙포토

음주 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처럼 바다 위의 음주 운항에 대한 처벌 강도가 높아진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19일부터 선박 음주 운항 처벌 수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해사안전법·선박직원법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의 부산 광안대교 충돌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2월 러시아 국적 화물선인 씨그랜드호(5998t)의 선장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공소장에는 0.086%)인 상태에서 조타수에게 조작을 지시하는 등 선박을 운항했다. 씨그랜드호는 요트와 바지선과 충돌해 3명을 다치게 한 뒤 광안대교를 들이받았다. 선장은 지난해 9월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고 처벌이 가볍다는 비판이 있었다.
 
지난해 2월 광안대교 충돌사고를 일으킨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 선장. 송봉근 기자

지난해 2월 광안대교 충돌사고를 일으킨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 선장. 송봉근 기자

개정된 해사안전법은 음주 정도에 따른 처벌 기준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5t 이상 선박을 운항하는 사람이나 도선사가 음주 운항 중 적발되는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0.03~0.08%는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원 이하 ▶0.08~0.20%는 징역 1~2년 또는 벌금 1000만~2000만원 ▶0.2% 이상은 징역 2~5년 또는 벌금 2000만~3000만원의 처벌을 받게 된다.
 
자동차 음주운전과 마찬가지로 상습 음주 운항자와 음주측정 거부자에 대한 벌칙도 강화한다. 기존 처벌규정에는 위반‧거부 횟수에 따른 차등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음주 운항이나 음주측정을 2번 이상 거부하면 징역 2~5년이나 벌금 2000만~3000만원의 처벌을 받는다.  
 
음주 운항으로 인한 해기사 면허 취소에는 ‘2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한다. 음주 운항‧음주측정 거부가 2회 이상이거나 첫 음주 운항이더라도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이상, 인명피해 사고를 낸 경우 해기사 면허가 취소된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3~0.08%인 경우와 음주측정 거부가 1회인 경우에는 업무정지 6개월을 처분한다.
 
정태성 해양수산부 해사안전정책과장은 “도로 위 윤창호법처럼 바다에서도 음주 운항은 더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번 개정 법률 시행을 계기로 ‘한 잔은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선박 운항자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음주 운항이 근절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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