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개줄에 묶어 굶기고 때렸다, 장애아들 숨지게한 비정한 친모

중앙일보 2020.05.11 07:53
대전 검찰청사 전경. 연합뉴스

대전 검찰청사 전경. 연합뉴스

지적장애 아들을 수시로 화장실에 가둔 채 굶기고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친모가 구속 기소됐다.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7시쯤 대전시 중구 한 빌라 3층에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20)는 심정지 상태였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지적장애 3급인 A씨의 얼굴에는 멍이 있었고 팔과 다리 등에서도 상처가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시신을 부검한 결과 '외상성 쇼크와 다량 출혈'에 의해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피부 가장 깊숙이 있는 피하 조직에서도 출혈 흔적이 있었다. 심한 구타를 지속적으로 당했을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는 게 의료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 어머니 B씨(46)와 A씨 일상생활을 함께한 장애인 활동보조인 C씨(51)를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부터 폭행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B씨와 C씨는 빨랫방망이를 사용해 A씨를 때리는가 하면 개 목줄이나 수건으로 A씨의 손을 묶은 채 화장실에 가두고 음식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소일거리를 하던 A씨는 숨지기 엿새 전부터는 시설에도 나가지 못했다. 검찰은 이 시기에 B씨 등이 A씨를 화장실에 가두고 굶기면서 수십 차례 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는 B씨는 "아이가 약속을 잘 안 지켜서 그랬다"며 "대부분 C씨 말을 듣고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C씨는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수긍하면서도 "B씨 책임이 더 크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남편과 별거 중인 B씨가 아들 문제에 대해서는 평소 C씨에게 의존해온 정황으로 미뤄 C씨가 사실상 공동 범행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사건 재판은 대전지법 형사11부(김용찬 부장판사)가 맡았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