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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애플과 경쟁하겠다"…네이버가 '테크'에 꽂힌 이유

중앙일보 2020.05.11 06:02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자율주행 머신을 필두로 모든 것이 자동화되는 자율주행 도시 '에이시티'(A-CITY)를 3년내에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가 최종 기술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한 '에이시티'에는 회사가 수년째 개발 중인 자율주행·인공지능(AI)·로봇 등 최첨단 기술이 총망라된다. 스마트시티 구축은 네이버를 비롯해 화웨이·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시총 35조 기업 네이버②]

네이버는 지난 수년에 걸쳐 '기술 플랫폼', '테크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해왔다. 창사(1999년) 이후 첫 15년 간 검색·포털·광고 등 서비스로 성장했다면 일본의 라인(LINE) 성공을 경험한 이후엔 '기술'과 '글로벌'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도전할 인재들을 뽑은 것도 그래서다. 네이버 스스로 생각하는 경쟁자도 구글·애플·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된 지 오래다.
네이버의 기술 목표를 잘 보여주는 '에이시티'(A-CITY). 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 최첨단 기술을 결집해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네이버의 기술 목표를 잘 보여주는 '에이시티'(A-CITY). 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 최첨단 기술을 결집해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네이버의 기술 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이끄는 석상옥 대표는 지난해 10월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에서 로봇 연구 성과를 강조하며 "애플의 스마트폰, 테슬라의 전기차와 같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역량 측면에서 애플·테슬라와 같이 개척자인 동시에 세계 최정상급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얘기였다.
 
실제로 국내 정보기술 기업 중에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두 분야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는 기업은 흔치않다. 네이버는 이런 측면에서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한다. 네이버는 '데뷰'에서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C'와 로봇 '미니 치타'를 공개하며 생활용 로봇 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어라운드C'는 실제 사람 얼굴처럼 표정을 표현할 수 있고, 미니치타는 사족보행과 공중제비도 가능하다. 
 
네이버가 그간 검색 등 서비스를 통해 모은 데이터는 AI 플랫폼 '클로바'에서 활용한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경영학)는 "오늘날 디지털 전환에서는 데이터가 필수인데, 네이버처럼 데이터를 풍부하게 보유한 기업이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4족보행 로봇 미니치타를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4족보행 로봇 미니치타를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네이버가 기술 연구에 올인하고 또 관련 성과를 강조하는 것은 포털·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3월 여론조사기관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성인 10명 중 7명은 "유튜브에서 정보 검색도 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절반은 "네이버 등 포털에서 검색하는 횟수가 1년 전에 비해 줄었다"고도 했다. 
 
김범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모바일 세대의 검색·포털 이용 행태만 봐도 네이버는 구글·유튜브에 갈수록 크게 밀리는 형국"이라며 "기술에 투자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네이버 내부적으로 깊게 깔려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책임자가 지난 2017년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책임자가 지난 2017년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AI 협업'은 네이버가 기술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택한 전략이다. 네이버는 미국과 중국이 구축한 AI 양강 구도에 맞서기 위해 'AI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2017년 네이버가 인수한 제록스리서치센터 유럽(현재는 '네이버랩스 유럽')과 2018년 홍콩과학기술대와 함께 세운 '네이버-라인-홍콩 과기대 AI연구소'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랩스 유럽에는 AI 관련 논문 인용 건수가 1만건이 넘는 최정상급 인재도 여럿 있다. 
 
자회사 라인이 뚫은 일본과 베트남 법인 등을 통한 협력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지 관심을 모은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월 주주총회에서 라인과 일본 소프트뱅크 간의 경영통합을 언급하며 "소프트뱅크와 AI, 테크핀 등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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