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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 원인 된 스페인 독감처럼 국가주의 강화 우려

중앙일보 2020.05.11 05:00 종합 12면 지면보기
최종현학술원과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웨비나가 8일 서울 강남구 최종현학술원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송호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임현동 기자

최종현학술원과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웨비나가 8일 서울 강남구 최종현학술원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송호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임현동 기자

3부 세션‘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사회ㆍ가치ㆍ정치에 미치는 영향’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사회 구조와 국가의 기능에 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에 대한 기득권의 저항 역시 일거에 무너졌다는 평이다.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온라인 콘퍼런스
[코로나19가 사회·가치·정치에 미치는 영향]


3부의 좌장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맡았다. 연사로는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송호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나섰다.  
최종현학술원과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웨비나의 세션3 좌정인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임현동 기자

최종현학술원과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웨비나의 세션3 좌정인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임현동 기자

염 전 총장은 “1918년 발병한 스페인 독감으로 약 5000만명이 사망했고, 이는 산업구조 재편과 소득 양극화, 각 나라의 보호무역주의를 불러와 대공황(1929년)과 그에 이은 미국의 뉴딜 정책, 유럽의 파시즘이 등장하는 한 원인이 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문명사가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한다”라며 토론을 이끌었다.  
 

국가 기능, 종전보다 확대될까  

▶김용학 전 총장=“코로나19로 '국가주의 바이러스'가 생겼다. 사회계약론자인 토머스 홉스가 생각난다. 홉스는 자연을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 규정하고 사회계약을 통해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이 국가에 자신의 권리를 넘겼다고 봤다. 하지만 이후 사람들은 투쟁을 통해 국가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돌려받으려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홉스가 부활하고 있다. ‘만인에 대한 바이러스와의 투쟁’ 탓이다. 이로 인해 강력한 국가 권력을 원하는, ‘딥 스테이트(Deep Stateㆍ심연정부,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의한 통치가 이뤄지는 권위적 정부를 의미)’ 바이러스가 생겼다. 이런 식의 국가가 강화하면 결국 우리 문명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장훈 교수=“전쟁은 국가를 바꾼다. 코로나19와의 전쟁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선 ‘모니터링 민주주의(Monitoring Democracy)’가 활성화됐다. 정부가 모니터링 능력과 그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췄단 의미다. 다만 수직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는 게 아니라 수평적 차원에서 강화됐다. 한국 모델의 핵심은 정부와 시민이 쌍방향으로 모니터링 한다는 점이다.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치랄까. 다만 사생활을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재난시 등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평소에는 덜하는 식이 어떨까. 드론 등을 띄워서 시민을 감시하는 중국식의 수직적 모니터링이나, 현재 어려움을 겪는 미국식의 포퓰리즘 모델엔 좋은 평가를 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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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각 사회의 취약한 민낯 드러냈다

▶이재열 교수=“재난시엔 각 사회의 취약성이 드러난다. (신천지나 일부 병원처럼) 우린 감옥처럼 닫힌 공간이 많았다. 중국에선 권력의 실상이 드러났다. 미국에선 여러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다. 1990년대 재난들은 ‘숙성형’이었다. 위험 요소들이 계속 쌓이다가 터진다. 이제는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한 미래형 재난이 닥쳐온다. 코로나19가 그랬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우리 사회는 이례적으로 잘 대응했다. 핵심은 상호의존이다. 공동체와 개인, 민(民)과 관(官), 전문가와 일반 시민 등 다양한 형태의 집합행동이 이뤄졌다. 코로나19 극복의 경험이 거버넌스 차원에선 굉장히 유익했다.”  
▶김병연 교수 =“한국을 비롯한 6개국 시민 대상 조사 결과 우린 비교적 코로나19에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인당 소득을 기준으로 볼 때는 1월~3월보다 4월~9월의 수입 감소폭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컸다. 여유분의 감소는 결국 위기에 대한 탄력성을 떨어뜨린다. 북한의 급변에 대한 대응 역량까지 낮아진다. 북한은 이미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현재 같은 충격이 이어진다면 북한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5%까지 떨어질 것이다.”   
 최종현학술원과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웨비나가 8일 서울 강남구 최종현학술원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송호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임현동 기자

최종현학술원과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웨비나가 8일 서울 강남구 최종현학술원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송호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임현동 기자

개개인의 마음 상태엔 얼마나 큰 변화가 왔을까

▶최인철 교수=“연구 결과 3월 둘째 주부터 행복 수준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고, 누적된 경제적 타격의 여파가 커진 탓이다. 연령별로 느끼는 스트레스의 크기도 달랐다. 50대 이상은 젊은 층보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 일종의 계층효과도 보였다. 4월 이후부터는 하위 계층 사람들의 불안감이 급격하게 커졌다. 긍정적인 점도 있다. 과거보다 가족과의 식사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운동을 통한 행복감이 더 커졌다. 앞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행위가 더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다.”
 

기후변화 우려 목소리 더 커져 

▶송호근 교수=“그간 인류는 성장을 향한 끝없는 질주를 해왔다. 코로나19 덕에 익숙한 장면도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성장을 위해 당연히 희생해오던 자연의 희생이 대표적이다. 한 예로 1990년부터 30년간 훼손한 자연의 총량이 그 전의 2000년간 훼손한 총량보다 많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기후변화 역시 이런 관점에서 생각돼야 한다. 이제라도 성장을 위한 경주를 늦춰야 한다. 화석연료 사용 역시 줄여야 한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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