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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코로나로 8개월째 중단된 파주 민통선 관광…언제 재개되나

중앙일보 2020.05.09 11:00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마을 주민들과 문산읍 상인 등이 지난 1월 8일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집회를 열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관련, 민통선 안보관광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조봉연씨]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마을 주민들과 문산읍 상인 등이 지난 1월 8일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집회를 열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관련, 민통선 안보관광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조봉연씨]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지역에 대한 안보관광 중단이 8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지난해 10월 2일 파주지역 안보 관광이 중단된 지 8일로 220일째다. 민통선 안보관광 중단은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파주에서 ASF가 발생한 데 이어 올해 초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취해졌다.  
 

최종환 파주시장 “DMZ 관광 조속히 재개돼야”

이와 관련, 최종환 파주시장은 “안보관광 중단으로 생존권 위협을 받는 지역 소상공인의 어려움 해결과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성과의 확산을 위해 파주 DMZ 관광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지난 6일 판문점 견학 재개 및 평화통일 문화공간 조성 상황 점검을 위해 판문점 및 ‘DMZ 평화의 길’ 파주구간을 방문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게 이런 내용을 건의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지난 6일 판문점 견학 재개와 ‘평화통일 문화공간’ 조성 상황 점검을 위해 최종환 파주시장(오른쪽) 등과 함께 판문점과 ‘DMZ 평화의길’ 파주 구간을 방문했다. [사진 통일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지난 6일 판문점 견학 재개와 ‘평화통일 문화공간’ 조성 상황 점검을 위해 최종환 파주시장(오른쪽) 등과 함께 판문점과 ‘DMZ 평화의길’ 파주 구간을 방문했다. [사진 통일부]

 
파주 지역에서는 지난해 9월 ASF가 발병한 후 확산 방지를 위해 DMZ(비무장지대) 안보관광 중단과 민통선 출입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ASF 확산을 막기 위해 민통선 내 주민들의 관광수입 터전이 되는 도라전망대·제3땅굴·도라산역 등에 대한 안보 관광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판문점 견학을 비롯해 DMZ 평화의 길, DMZ 연계 안보관광, 임진강 생태탐방로 관광도 모두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파주시의 지역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4일 파주시에 따르면 DMZ 안보관광이 중단된 후 8개월째 관광객의 출입이 막히는 바람에 파주 민통선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관광객이 급감했다. 이 결과 극심한 지역 경기 침체에다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에 내몰고 있다. 관광객 수는 대표적 관광지인 임진각, 제3땅굴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만명이나 감소(임진각 82만명, 제3땅굴 25만명)했다. 관광수입 감소액은 278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0일 시범 개장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 곤돌라'. 뉴스1

지난달 20일 시범 개장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 곤돌라'. 뉴스1

 
‘임진각 평화 곤돌라’ 개장 시기도 불투명  
이에 따라 생계난에 처한 민통선 주민들이 두 차례 시위를 벌이며 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가운데 경기도와 파주시는 다양한 방역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민통선 관광 재개 시기는 미정이다. 파주시는 특히 DMZ 관광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당초 올해 3월 개장하려 했지만 이런 여파로 몇 차례 개장일을 연기한 가운데 정식 개장 시기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앞서 2월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곤돌라 개장을 4월로 연기한 상태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시는 정부가 3월 22일부터 4월 19일까지를 ‘고강도 거리 두기’ 기간으로 정한 데 이어 다시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를 ‘완화된 거리 두기’ 실천 기간으로 정해 사회적 이동을 줄이는 조처를 하자 개장일을 다시 미룬 상태다.
 
임진강을 가로질러 남북으로 놓인 임진각 평화 곤돌라는 총사업비 327억원을 들여 2018년 10월 착공, 올해 1월 말 공사를 마쳤다. 곤돌라는 임진강 남쪽 임진각 관광지와 안보 체험관인 임진강 북쪽 반환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 간 길이 850m에 조성됐다. 곤돌라 캐빈은 10인용으로 26대가 운행된다. 일반 캐빈 17대, 크리스탈 캐빈 9대씩이다.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민통선 농경지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사진 조봉연씨]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민통선 농경지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사진 조봉연씨]

 
파주시는 이에 따라 ‘완화된 거리 두기’ 기간이 끝난 지난 6일 이후 안보관광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정부의 방침은 정해진 게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경기와 강원 접경지역 민통선 일대를 중심으로 야생 멧돼지의 ASF 발병이 올해 들어 크게 늘고 있어 곤돌라 개장을 포함한 안보관광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파주시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환경부에도 관광 재개를 촉구하고 있지만, 환경부는 민통선 지역에 야생 멧돼지가 없어져야 안보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경부는 파주 안보관광 지역에 설치된 울타리 내에 남은 야생 멧돼지를 모두 잡거나 죽은 야생 멧돼지의 ASF 검사를 벌여 추가 감염 가능성이 없는 경우, 위험도가 낮아졌다고 판단 가능할 때 관광이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해마루촌 주택 앞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사진 김용옥씨]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해마루촌 주택 앞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사진 김용옥씨]

 
이에 대해 안승면 파주시 관광과장은 “파주시 민통선 내 ASF 감염 야생 멧돼지 폐사체는 모두 울타리 내에서 발견되는 것이어서 차량으로 정해진 장소만 방문하는 민통선 관광이 ASF를 확산할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파주시, 관광 재개 위한 방역에 총력  

파주시는 이와 함께 ASF와 코로나19 차단과 관광 재개를 위해 방역과 관광지 시설 개선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자동분사식 차량 소독시설을 통일대교 북문에 추가 설치했다. 이 소독시설은 DMZ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을 소독해 이전에 설치한 출차 차량 소독시설과 함께 양방향 모든 차량에 대해 24시간 동안 방역이 이뤄진다.  
DMZ 광광에 나선 관광객들이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제3땅굴 견학을 마치고 나와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과거 모습. 김성룡 기자

DMZ 광광에 나선 관광객들이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제3땅굴 견학을 마치고 나와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과거 모습. 김성룡 기자

 
박준태 파주시 관광사업소장은 “자동분사식 차량 소독시설은 단기적으로 ASF와 코로나19 차단 방역 시설로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감염원 차단을 통해 청정 DMZ를 만들고 안전한 DMZ 평화관광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주시는 올해 2월 ASF 차단과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을 막고 관광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제3땅굴·도라전망대·도라산역 등에 수동식 살포시설, 차량 발판 소독시설 등 개인 및 차량 소독시설을 설치했다.
 

민통선 주민들 “생계난에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

파주시 민통선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통일촌 이완배 이장은 “정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8개월째 안보관광을 중단하고 관광통제만 하고 있어 주민들이 심각하게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는 민통선 지역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하고 피해주민에게 마땅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도 진정돼 가는 상황에서 사람이 야생 멧돼지 접촉으로 ASF에 감염된 사실도 확인된 바 없는 점으로 볼 때 민통선 안보관광은 즉각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마루촌 조봉연 농촌체험마을 추진위원장은 “DMZ 관광, 시티투어, 임진강 생태탐방 등의 안보관광이 8개월째 중단되는 바람에 관광객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민통선 주민들이 심각한 생계난에 처해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며 “관광객이 논밭에는 들어가지 않는 민통선 관광을 무조건 막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 6일 김연철 장관의 파주 민통선 방문을 계기로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동시에 코로나19·ASF 방역 당국, 유관기관(유엔사, 국방부, 파주시)과 협의해 철저한 방역 조치 하에 판문점 및 DMZ 평화의 길 등 파주지역 평화·안보관광 재개와 평화통일 문화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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