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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매출 0원, 이 스타트업들이 살아남는 법

중앙일보 2020.05.09 08:00 경제 3면 지면보기
 
유료 독서모임 스타트업 '트레바리'는 지난 3월 매출이 사실상 0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늘어난 2월 말부터 회사 핵심 수익모델인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사태가 장기화하자 내부에서는 "이대로 가다가 망할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궁여지책으로 트레바리는 오프라인 독서모임 5분의 1 가격인 '랜선 트레바리'를 선보였다.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기 위해서였다. 온라인 서비스를 내놓기로 결정하고 실제 서비스 출시까지 걸린 시간은 단 일주일. '랜선 트레바리'는 매주 온라인으로 독후감을 공유하고 다른 회원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서비스다.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는 "이번 달부터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재개했지만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만큼 앞으로 계속해서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프→온라인, 해외→국내여행
따이공 변신, 한국제품 구매대행
사업모델 자체를 바꿔 기사회생
글로벌시장 진출로 새 활로 뚫어

 
유료 독서모임 스타트업 '트레바리'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 출시한 온라인 독서모임 '랜선 트레바리'. 월 3만9000원을 내고 이 모임에 가입하면 독후감 쓰기 등 책과 관련한 여러가지 미션을 매주 수행해야 한다. [트레바리]

유료 독서모임 스타트업 '트레바리'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 출시한 온라인 독서모임 '랜선 트레바리'. 월 3만9000원을 내고 이 모임에 가입하면 독후감 쓰기 등 책과 관련한 여러가지 미션을 매주 수행해야 한다. [트레바리]

코로나19 확산으로 움츠려있던 국내 스타트업이 어려움 속에서 새 사업·투자 계획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직전 큰 성장을 예측했던 회사일수록 사업 방향을 크게 틀거나 목표치를 낮춰 잡는 모습이다. 일부 스타트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내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고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피벗(pivot·사업 전환)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여행 업계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여행 업계는 사실상 마비 상태다. 세계 최대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지난 5일 직원 4분의 1에 해당하는 1900명을 정리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여행 관련 국내 스타트업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색적인 해외 여행 상품을 중개하는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타깃 시장을 국내 여행 업계로 바꿨다.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으로 확산하면서 해외여행객이 사실상 0명인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대신 국내 여행 수요가 늘었다. 마이리얼트립에서는 제주도 펜션 및 볼거리를 찾아보고 예약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주요 사업 파트너였던 해외 가이드 대신, 제주도를 비롯해 경주·인천 등 국내 여행지의 숙소, 관광지와 협업 관계를 새로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여행 상품뿐만 아니라 여행 콘텐트 제작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색적인 해외 여행 상품을 판매해오던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 이후 사업 방향을 선회해 국내여행 상품을 중개, 판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 펜션·맛집 등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리얼트립]

이색적인 해외 여행 상품을 판매해오던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 이후 사업 방향을 선회해 국내여행 상품을 중개, 판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 펜션·맛집 등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리얼트립]

 
외국인들에게 한국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트립은 더욱 극적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한 경우다. 해외여행 예약이 뚝 끊기자 무작정 버티기보다는 다른 사업을 전면적으로 추진해보기로 했다. 3월 중순부터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외국인의 구매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나온 가죽 재킷이나 한국에서 유독 맛있는 건조 과일 상품들을 사달라는 요청도 있다. 한국에서 모바일 생방송을 통해 물건을 팔던 중국인 왕홍(网红·인플루언서)이 줄어들자, 크리에이트립은 국내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왕홍 대신 생방송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스타트업도 있다. 반지 모양의 초소형 심전도 측정기를 만든 스카이랩스는 최근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 협력사인 한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로부터 협력 제안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국은 현재 원격 의료 모니터링 장비 수요가 높은 상태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기깃값(40만원)을 제외하고 한 달에 5000원만 내면 심장 상태를 지속해서 관찰해 의료진에게 보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방세동 모니터링이 가능한 웨어러블 심장 진단기기 '카트'를 만든는 스카이랩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있다. [스카이랩스]

심방세동 모니터링이 가능한 웨어러블 심장 진단기기 '카트'를 만든는 스카이랩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있다. [스카이랩스]

 
생명공학 스타트업 크립토스는 최근 초소형 바이러스 진단 기기와 시약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원래 종양을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바이러스 진단 기기를 만드는 쪽으로 개발 방향을 선회했다. 개발에 성공하면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바로 바이러스 검사가 가능해진다. 이진용 크립토스 공동창업자는 "예전에도 바이러스를 분석해본 경험이 있고 관련해서 뚫어둔 판로가 있어서 신속하게 연구 방향을 선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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