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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금에 투자하면 든든? 사는 즉시 15% 손해란 걸 아는지…

중앙일보 2020.05.09 08:00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51)

최근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수요 부족으로 1월 초 60달러 선에서 얼마 전 10달러대까지 수직 하락하고, 선물은 4월 말 사상 처음 마이너스까지 갔다. 전 세계 주가도 급락했다. 정기 예금금리도 1%를 겨우 넘길 정도이나, 물가 상승률을 빼면 사실상 마이너스이다. 세계 경제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마이너스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이럴 때, 어디다 투자하면 좋을까. 달러가 좋다, 금이 좋다,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는 동학 개미도 있다. 집값이 더 내려가면 매수 적기다. ‘이게 좋다, 저게 좋다’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 내 돈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세계 경제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마이너스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 내 돈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사진 Pixabay]

세계 경제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마이너스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 내 돈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사진 Pixabay]

 
먼저, 주식이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 2200선에서 폭락하자, 주가 반등 시 큰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 경험이 없는 20~30대가 주식 계좌를 많이 개설했다고 한다. 예금 깨고 집까지 팔아,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렇게 간단히 돈을 벌 수 있을까. 무모하고 위험하다.
 
첫째, 생각처럼 주가의 단기 회복은 쉽지 않다. 왜 그럴까. 2008년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 때의 코스피 종합 주가 흐름을 참고해보면 된다. 부실의 징조는 2007년 말부터 시작됐다. 2007년 말 2000선에서 약 1년간 주가가 1000포인트 하락, 2008년 10월 24일에는 938까지 하락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서서히 상승, 2년 후인 2010년 말 2000선을 되찾아다. ‘느린 U 자 반등’으로 원상회복에 약 3년이 걸린 것이다.
 
그때는 단순한 금융위기였다. 지금은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공장문을 닫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행·항공·음식·호텔 등 서비스업 피해가 심각하다. 실물경제 타격으로 그때보다 훨씬 상태가 안 좋다. 다만, 각국 정부가 몇 100조씩을 퍼부어서 부실기업과 금융시장에 인공호흡기를 달고, 긴급수혈을 한다는 점이 좀 낫다. 그러나, 악화된 경제 실적이 차차 반영되면 2~3차례 더 큰 폭락도 있을 수 있다.
 
 
실물경제 내상이 커 단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다. 주가의 의미 있는 상승은 해를 넘겨야 가능할 것 같다. 섣불리 단기 급등을 기대했거나, 빚을 내서 투자했다면 참지 못하고 던져버릴 가능성이 크다.
 
설령, 단기에 주가가 회복돼 운 좋게 재미를 좀 봤다고 하자. 그건 더 큰 불행의 시작이다. ‘이렇게 쉽게 돈을 버네’ 생각해 주식에 본격적으로 손댈 것이다. 그러면 마약에 손댄 것처럼 끊기 어렵다. 주식을 오래 하면 투자자 90%가 손실을 본다는 것이 엄혹한 현실이다.
 
그 이유는 주가가 10년간 2000선 박스권으로, 10년간 정체 상태이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도 매우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이게 좋다 저게 좋다’하며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 수익보다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게임을 하듯 짜릿한 재미는 있을지 모르나, 주식계좌 잔고는 마이너스일 것이다. 문제는 상당히 땀을 쏟았는데, 손에 쥐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3~4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주식투자자 중 상당수가 마치 ‘카지노나 경마장’에 온 듯 무모하게 투자한다. 평균 금리가 1%대인데 10%를 먹겠다, 두 배를 먹겠다면 10배, 20배 더 깊이 공부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해당 업종이나 기업의 실적, 지속성장 가능성, 현금흐름, 오너의 도덕성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공부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때에는 어설픈 투자보다는 '좀 쉬어가고 현금을 보유'하는 것도 좋다. 그것이 마이너스 시대를 사는 지혜이다. [사진 Pixabay]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때에는 어설픈 투자보다는 '좀 쉬어가고 현금을 보유'하는 것도 좋다. 그것이 마이너스 시대를 사는 지혜이다. [사진 Pixabay]

 
굳이 주식을 하겠다면, 우선 3~4년 주식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꾸준한 실적이 있고 미래 성장성이 큰 훌륭한 기업이라고 확신하는 3~4개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것이 답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종목을 고르고, 인내하는 기질도 있어야 한다. 앨런 베넬로와 마이클 밴 비머의 『집중투자』란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분산투자가 좋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 수십 개의 종목에 투자하면 수익을 거둘 가능성은 거의 없다. 관리도 어렵고, 기업에 대한 심층 분석도 불가능하다.
 
금융시장이 불안하자, 금이나 달러를 추천하는 사람도 있다. 안전자산이라 심리적인 위로를 줄지는 모르나, 가치가 상승해도 수익을 거두기는 어렵다. 금은 사는 즉시 15~20% 손해를 보고 들어간다. 부가세, 각종 수수료, 거래마진 때문이다. 달러도 가치가 대폭 상승하지 않는 한 각종 거래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때에는 “쉬는 것도 좋은 투자”이다. ‘현금 보유’도 좋은 방법이다. ‘이럴 것이다’ 방향을 미리 정하고, 성급히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얼마 전 유가가 20달러대로 하락하자 용감한 불개미들이 반등을 기대하고 ‘유가 선물’에 베팅했다. 가격이 바닥에서 지하로 떨어지자 수천억의 투자금이 깡통이 되었다. 선물에 반대 방향으로 베팅하면, 하루아침에 거지가 된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 투자해도 늦지 않다. ‘이때다’하고 성급히 투자하면 순식간에 불나방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조금 보수적인 관점으로 투자하기를 권하고 싶다. ‘손해 본다는 마음’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관망하기 바란다. 어설픈 투자보다는 ‘좀 쉬어가고 현금을 보유’하는 것도 좋다. 그것이 마이너스 시대를 사는 지혜이다.
 
청강투자자문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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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영 강정영 청강투자자문 대표 필진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 부자는 어떤 생각과 철학, 생활방식, 자녀관을 갖고 있을까. 부를 이룬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고, 부를 오래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 재벌이 아닌 평범하지만 이웃집에서 만나볼 만한 진짜 부자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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