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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외국인에 "맛있나요?" 묻자 이렇게 답했다···"오예스"

중앙일보 2020.05.09 07:00
 
한 매장 진열대에 해태제과의 오예스 제품이 진열돼 있다. 중앙포토

한 매장 진열대에 해태제과의 오예스 제품이 진열돼 있다. 중앙포토

연 매출 400억…브랜드 익스텐션 마케팅으로 매년 변신

수박, 미숫가루라떼, 당근케익, 쿠키 앤 크림. 미니 등등. 매년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해태제과의 효자상품 ‘오예스’의 연관 단어다. 1984년 처음 세상에 나온 오예스는 작은 초콜릿 케이크 형태의 과자이면서,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 제품을 활용한 ‘브랜드 익스텐션 마케팅’의 선두 주자다.  

[한국의 장수 브랜드] 38. 해태제과 오예스

 
2018년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된 오예스 수박 제품. 400만개가 완판되며서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진 해태제과

2018년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된 오예스 수박 제품. 400만개가 완판되며서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진 해태제과

2018년 여름 한정판 오예스 수박 출시…400만개 완판

오예스 익스텐션 마케팅은 지난 2018년 여름 시즌 한정판으로 선보인 ‘오예스 수박’이 대표적이다. 해태제과는 국내 과자 중 처음으로 수박 과육을 시럽으로 만들어 넣은 제품을 선보였다. 제과업계는 바나나, 딸기, 멜론과 같은 과일을 과자 원료로 써왔다. 하지만 수박은 수분이 95%를 차지해 바삭한 과자의 질감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오예스는 국내 과자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수분을 함유(20%)하고 있어 수박 원물 추출물을 사용하는 게 가능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과일맛 과자 시장 규모가 연 1000억 원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어 고창 수박을 모델로 1년여에 걸쳐 제품을 개발했다”면서 “수박의 계절인 여름 한정판 제품으로 얼렸다 먹으면 식감이 더 좋도록 제조해 소비자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고 했다.
초콜릿 과자 비수기인 여름에 출시했음에도 오예스 수박은 한정 수량 400만개가 완판되면서 매출 10억원을 올렸다. 
오예스 미숫가루라떼. 지난해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 제품도 수박에 이어 2년 연속 완판 기록을 이었다. 사진 해태제과

오예스 미숫가루라떼. 지난해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 제품도 수박에 이어 2년 연속 완판 기록을 이었다. 사진 해태제과

미숫가루라떼로 2년 연속 여름 시장 완판 행진 

 
지난해 여름 출시된 ‘오예스 미숫가루라떼’도 수박에 이어 2년 연속 여름 시즌 한정판 완판(400만개) 기록을 이었다. 물 대신 우유에 미숫가루를 타 먹는 카페 메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품 개발이 시작됐다. 
 
미숫가루 라떼를 오예스에 접목하기 위해 해태제과 연구원은 전국 유명 디저트 카페의 미숫가루라떼를 직접 사서 맛보고, 연구소로 가져와 전자 코(ENSㆍElectronic Nose System)를 동원해 가장 맛있는 맛을 찾았다. 전자 코는 사람보다 후각이 1000배 이상 예민한 장비로 사람이 직접 하는 관능 테스트 방식에 의존하던 향 분석을 수치로 표준화하는 게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해 가을엔 한정판으로 ‘당근&치즈크림오예스’가 출시됐으며, 올해 3월엔 ‘오예스쿠키 앤 크림’도 판매를 시작했다. 젊은 층에서 사계절 꾸준히 사랑받는 쿠키 앤 크림 맛을 구현한 이 제품은 출시 40일 만에 1000만개 판매를 기록하면서 올해 첫 ‘텐밀리언셀러’ 제품으로 등극했다.   
오예스 미니. 사진 해태제과

오예스 미니. 사진 해태제과

오예스에 초 꽂는데서 착안해 빅사이즈 케이크 출시

오예스는 사이즈 실험에도 나서고 있다. 기존 제품을 작거나 크게 만들어 새로운 가치를 줌으로써 또 다른 소비 판로를 찾는 셈이다.
지난해 출시된 ‘오예스 빅’은 오리지널 제품보다 3배가량 큰 특대형 버전이다. 기존 오예스보다 가로와 세로 폭이 2cm씩, 높이는 1cm 더 높다. 중량도 2.7배 늘어난 80g으로 시판 초코케이크류 제품 가운데 가장 크다.  
 
오예스빅과 오리지널, 미니 제품으로 쌓은 오예스 케이크. 사진 SNS 캡쳐

오예스빅과 오리지널, 미니 제품으로 쌓은 오예스 케이크. 사진 SNS 캡쳐

해태제과 관계자는 “오예스는 예전부터 축하 케이크 대용으로 사용되던 단골 제품”이라며 “오예스를 DIY(Do It Yourself) 하는 문화에서 콘셉트를 얻어, 격식을 차리기 부담스러운 친구들끼리의 축하 자리에 케이크를 대신할 수 있는 가심비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예스빅은 출시 후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오예스 미니와 오리지널, 빅을 쌓아 올려 3단 케이크처럼 연출하는 등 소소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가 이어지면서다.  
 
오예스빅에 앞서 오리지널 제품을 절반 크기로 줄인 ‘오예스 미니’도 지난해 3월 출시됐다. 한 입 사이즈의 이 제품은 출시 2달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넘었다.   
오예스 제품 생산 라인. 사진 해태제과

오예스 제품 생산 라인. 사진 해태제과

외국인 대상 시장 조사…영어 감탄사 브랜드명으로

여러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오예스는 1984년생이다. 올해로 출시 36년이 됐다. 80년대 초반 국내에선 수입한 케이크 과자가 큰 인기를 끌었다. 오예스는 선진국 수준의 케이크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로 개발 4년 만에 제품이 완성됐다. 국내가 아닌 외국산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귀에 쏙 들어오는 이름이 필요했는데, 당시 해태제과 관계자는 외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이태원과 한남동 일대에서 시장 반응 조사를 했다. 
 
외국인에게 제품 시식 기회를 주고 "맛있나요?"라고 물었다. 많은 외국인이 "오!예스(Oh!Yes)"라고 반응하면서 제품 이름으로 굳어졌다. 제품 형태나 모양을 담은 이름이 아닌 영어 감탄사를 브랜드 이름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1950년대의 서울 남영동 해태공장의 전경. 중앙포토

1950년대의 서울 남영동 해태공장의 전경. 중앙포토

연중 18% 수분 함량 유지가 촉촉함의 비결 

오예스가 국내 제과 시장의 스테디 셀러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물’이라는 분석이다. 출시 이후 제품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오예스의 수분 함량은 늘어났다. 촉촉한 빵과 초콜릿 크림이 입 안에서 녹는 부드러운 맛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름철 고온으로 제품이 변질하자 수분 함량을 기존 제품과 비슷한 수준인 12%로 낮추는 계절별 이원화 정책을 썼다. 하지만 수분이 낮아지면 오예스의 부드러운 풍미가 사라져 여름이면 매출이 하락하는 보릿고개가 이어졌다.   
오예스 제품 생산 라인. 사진 해태제과

오예스 제품 생산 라인. 사진 해태제과

해태제과는 계절에 상관없이 높은 수분함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2006년 ‘명품 오예스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를 통해 1년 연중 수분 함량을 18%로 일원화해 사계절 부드럽고 촉촉한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기틀이 됐다.
 
오예스는 현재까지 70억개 이상 팔렸다. 그동안 팔린 제품을 한 줄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20바퀴나 돌 수 있는 정도의 양이다. 오예스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유럽과 미주 등 14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으며, 해외 시장 중 미국에서의 판매량이 가장 많다. 수출 물량이 늘면서 연간 500억원 매출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로의 도약도 준비 중이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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