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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현실 더하다, 불륜녀 머리채 잡자 벌금 300만원

중앙일보 2020.05.09 06:00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한 장면. JTBC 캡처.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한 장면. JTBC 캡처.

가정의 달 5월에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인기다. 2일 방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시청률 24.3%(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신기록을 세웠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난 불륜은 지리한 ‘소송전(戰)’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이혼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변호사들은 “믿기 힘들 수 있겠지만,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하다”며 “배우자의 외도가 여러 건의 고소와 소송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배우자 불륜으로 인한 위자료 소송뿐 아니라 주거침입·폭행·명예훼손 등 다양한 ‘파생 소송’이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①‘명예훼손’ 역공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공표할 경우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A씨는 2018년 아내가 휴대전화에 저장한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고 불륜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아내가 불륜 상대방과 함께 찍은 사진을 아내의 지인에게 전송했다. 아내가 먼저 이혼을 요구하자 A씨가 불륜 사실을 폭로했다. 이 일로 A씨는 고소를 당했고, 재판에까지 넘겨져 지난해 8월 벌금 200만원이 확정됐다.
 
B씨는 아내가 직장 동료와 외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혼했다. 그는 아내와 이혼한 뒤 해당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불륜 사실을 알렸다. 이혼한 아내가 B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재판을 받았다. 수원지법은 지난달 B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가사 전문 양소영 변호사(법무법인 숭인)는 “배우자가 외도했더라도 명예훼손에 걸리면 이혼의 귀책사유가 쌍방에 생길 수 있다. 화가 나더라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위자료 소송 중 명예훼손 등으로 역으로 고소돼 합의 대가로 소송을 취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②'폭행' 휘말리기도

배우자의 불륜 상대를 폭행해 수사를 받거나 재판에 넘겨지는 경우도 있다. 2017년 9월 C씨는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자 불륜 상대방이 운영하는 식당에 찾아가 물건을 집어 던졌다. 남편의 외도 상대인 여성의 머리채를 잡기도 했다. C씨는 남편과 이혼은 했지만 지난해 11월 법원은 폭행 등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한 장면. JTBC 캡처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한 장면. JTBC 캡처

2018년 4월 상간녀를 찾아가 물컵과 식기 등을 집어 던진 D씨는 고소를 당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 D씨는 상해·재물손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지난해 1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D씨는 430만 원어치 손해를 물어내야만 했다.
 
부광득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도 “불륜의 경우 상간녀나 상간남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이 기본으로 이뤄진다"며 "통상 2000만원 내외로 배상금이 정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간통죄 폐지 이후에도 배상액에 큰 차이가 없고, 감정적으로 격양된 이들이 많아 또 다른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경우가 꽤 있다”고 덧붙였다.
 

③'주거침입' 고소 늘었다

변호사들은 2015년 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형법상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 주거침입죄로 형사고소하는 일이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E씨는 사귀던 유부남의 집에서 성관계를 가졌다가 발각됐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한 장면. JTBC 캡처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한 장면. JTBC 캡처

불륜관계인 여성의 신혼집을 이틀에 걸쳐 방문해 성관계를 가진 F씨는 주거침입죄가 인정돼 지난 2017년 서울북부지법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배근조 변호사(법무법인 모두의법률)는 “부부가 같이 사는 집은 공동생활 공간”이라며 “법원은 상간남·상간녀가 집에 오는 것은 주거의 평온을 해친 것으로 보고 주거침입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아내가 출산 직후 친정에서 몸조리하고 있을 때 상간녀를 집에 데리고 오는 등 상식 밖의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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