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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확진자 나비효과' 집단감염에 이태원 클럽거리 텅 비었다

중앙일보 2020.05.09 05:50
8일 오후 11시45분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에는 걸어가는 사람이 3명 정도만 보였다. 우사단로는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클럽이 몰려있는 곳으로 금요일 밤이면 사람으로 가득 찬다. 하지만 경기도 용인시 거주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A씨(29)가 지난 1일과 2일 사이 이 길에 위치한 술집·클럽 5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8일 알려져 클럽들은 문을 닫았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발길도 끊겼다. 인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모씨는 "지난주만 해도 클럽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이 도로를 절반 정도 채웠다"며 "오늘은 외국인 몇명 말고는 보질 못했다"고 말했다.
 
8일 오후 11시50분. 이태원 거리에서 클럽 직원이 텅 빈 길가를 둘러보고 있다. 편광현 기자

8일 오후 11시50분. 이태원 거리에서 클럽 직원이 텅 빈 길가를 둘러보고 있다. 편광현 기자

 
우사단로뿐 아니라 번화가인 이태원 거리 대부분이 텅 비어있었다. 이태원에서 가장 큰 B클럽이 있는 이태원로27가길 역시 인적이 드물었다. 금요일 밤 이 거리는 B클럽에 들어가려는 사람들 수십 명이 줄을 서지만 9일 오전 1시쯤 클럽 1층에는 손님이 단 4명밖에 없었다. 인근 클럽에서 일하는 박모(27)씨는 "이태원 클럽들이 오랜만에 문을 열었는데 확진자 A씨의 방문 소식 때문에 장사가 망했다"며 "예약 취소율이 100%에 달한다"고 말했다.
 
A씨는 용인시 66번 확진자로 지난 1일과 2일 약 5시간 동안 이태원 술집과 클럽 편의점을 다녔다. 또 4∼5일에 이태원 클럽을 다녀갔던 시민들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8일 기준 이태원 클럽과 주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및 가족 파생 감염으로 19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5월 초 24개 문 열었는데…8일엔 14개만 영업

이날 용산구청은 위생과 직원 16명과 경찰 인력을 동원해 유흥시설 점검에 나섰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지난주 이태원 유흥시설 49개 중 영업한 곳은 24개였지만 8일에는 14개로 줄었다. A씨가 다녀간 업소와 추가 감염을 우려한 인근 업소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오늘은 비도 오고 확진자 방문 소식까지 겹쳐 대부분 클럽이 텅 비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언론에서 취재를 많이 왔는데 카메라가 보이니 있던 손님들도 모두 나가버렸다"고 덧붙였다. 
 
용인시 확진자가 다녀간 건물. 1층 클럽과 2층 술집을 다녀갔다. 편광현 기자

용인시 확진자가 다녀간 건물. 1층 클럽과 2층 술집을 다녀갔다. 편광현 기자

 
정부의 행정명령도 이태원 클럽들이 문을 닫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추가 감염이 발생하자 정부는 8일 오후 8시 전국 클럽·유흥주점·감성주점·콜라텍 등 유흥시설에 운영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 명령은 한 달간 유지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6일 생활 속 거리 두기 이행 이후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더라도 페널티를 줄 수 없었지만 한 달간 명령을 발동시킴으로써 수칙을 반드시 지키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태원 클럽발 2차 유행 오나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A씨가 다녀간 클럽들의 당일 출입자 내역을 확인해본 결과 방문자 수는 1500명이 넘는다. 모두 밀접접촉자인지 확실하지는 않으나 2차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정은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시설에서 밀접한 접촉이 일어나 (집단 감염을) 우려할만한 조건을 다 가지고 있었다”며 “시설 상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8일 이태원의 한 술집. 이날은 포차에도 손님이 한두 테이블밖에 없었다. 편광현 기자

8일 이태원의 한 술집. 이날은 포차에도 손님이 한두 테이블밖에 없었다. 편광현 기자

 
용산구청은 지속적으로 이태원 클럽가를 단속할 예정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상황이 위험한 만큼 오늘처럼 강화된 단속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클럽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A씨가 다녀간 클럽 바로 위층에서 라운지 바를 운영하는 대표는 "두 달간 영업을 쉬었다 다시 문을 열려고 하던 참이었다"며 "이번 사건으로 재오픈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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