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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면수업 교원대, 학생 1100명 기숙사로 불러들인다

중앙일보 2020.05.09 05:00
한국교원대에는 학부생 기숙사 11개 동이 있다. 최종권 기자

한국교원대에는 학부생 기숙사 11개 동이 있다. 최종권 기자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긴 했지만, 학생들을 기숙사에 불러들이니 불안하네요.”

교원대, 25일부터 전면 출석 수업 방침
기숙사에 1인1실 기준 1100명 학생수용
학생들 “코로나 발생 시 집단 감염”우려
교원대 “대면 수업 요구 학생 의견 반영”

한국교원대 학생들이 오는 25일 예정된 전 과목 출석 수업을 앞두고 불안해하고 있다. 학부생 70% 이상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 특성을 고려할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시 집단 감염이 우려돼서다. 일부 학생은 “학기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면 출석 수업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한국교원대는 지난 6일 교내 감염병 관리위원회를 열어 오는 25일부터 개설 교과목 전체를 대상으로 전면 출석수업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교과목마다 교원과 수강생 동의를 받아 수업을 진행한다. 또 실험과 실습이 필요한 일부 교과목은 13일(3·4학년)과 18일(1·2학년)부터 부분 출석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충북 청주시 강내면에 있는 교원대는 교원 양성 전문 대학이다. 청주시 외곽에 있는 데다 학교를 지나는 버스 노선이 3개 밖에 안돼 학생 대부분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식사는 학생식당과 기숙사 식당 등 2곳에서 해결한다. 학생들은 주로 강의실과 도서관을 오가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일상을 보낸다.
 
 1·2학년의 경우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3·4학년은 희망자를 받아 기숙사 방을 배정한다. 학부생 기숙사는 총 11개 동 1155실이다. 1인실 210개, 2인실 746개, 3인실 154개며, 4인 이상 방은 45개다.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은 2210명이다.
 

"기숙사 입실 비율 높은 현실 반영 안 돼"

한국교원대 기숙사동 입구에 있는 식당. 최종권 기자

한국교원대 기숙사동 입구에 있는 식당. 최종권 기자

 지난해 기준 재학생 2400여 명 중 70% 이상인 1700명~1800명 정도가 기숙사 생활을 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3개월째 기숙사가 비어있는 상태다. 교원대는 출석 수업 개시 이전까지 기숙사 수요 신청을 받아 방을 배정할 예정이다. 학생 안전을 위해 ‘1인 1실’ 원칙을 정했다. 이렇게 할 경우 1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재학생 2418명(4월 기준)의 45% 수준이다.

 
 학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생 김모(25)씨는 “1인 1실을 줘도 기숙사 내부의 공용시설인 샤워실과 세탁실, 식당 지문인식기를 함께 쓰는 것도 불안하다. 코로나19발병 시 자칫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학교가 세부 방역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수업을 강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달 28일 출석수업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에 응한 학생 53.9%(964명)가 ‘1학기 전체 재택수업’을 원했다. 부분 출석 수업은 21.8%(390명), 전면 출석 수업은 24.3%(435명)로 낮은 편이었다. 기숙사 관련 설문에선 60.6%가 ‘부분 개방’을 선택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설문 결과를 보냈다. 
 
 학생 이모(25)씨는 “전면 출석 수업에 동의하지 않은 학생이 많음에도 무리하게 방침을 세워 많은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됐다”며 “남은 1학기 학사 일정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원대 "코로나 여파 기숙사 신청 많지 않을 것" 

한국교원대 기숙사 내부. [인터넷 캡처]

한국교원대 기숙사 내부. [인터넷 캡처]

 1인 1실 기숙사 배정으로 탈락을 걱정하는 학생도 있다. 교원대는 의무 기숙 대상인 1·2학년에 기숙사 비용을 받지 않는다. 나머지 학생에겐 1일 4500원의 관리비와 식사비를 받는다. 정모(20)씨는 “1인 1실 배정으로 신청자가 몰릴 경우 탈락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 같다”며 “탈락할 경우 한 달을 거주하려고 원룸 보증금과 30~40만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김모(27)씨는 “코로나가 잠잠해지긴 했지만, 전국에서 모인 학생 중 하나라도 발병이 되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며 “학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교원대는 출석 수업 이전에 건물 내·외부를 소독하고 교내에 선별진료소 2곳을 설치해 의심 증상이 있는 학생의 검사를 돕기로 했다. 식당에선 발열 체크를 하고, 좌석을 대각선으로 배치해 학생 간 접촉을 줄일 방침이다. 교원대 관계자는 “실험과 실기 과목의 경우 대면 수업이 필요하다는 학생 의견을 반영해 감염병 관리위원회에서 결정했다”며 “불만이 많으면 25일 이전에 전면 출석수업 취소 등 변경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숙사 방이 부족할 경우 교내 다른 연수시설을 활용해 학생들을 수용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숙사 신청 인원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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