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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면 '불평등 팬더믹'···여성·청년·이주노동자 큰 고통

중앙일보 2020.05.09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 이후의 세계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나오는 가운데 불평등 문제가 전면에 떠오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언컨택트’ 문화 일상화 → 저소득층 일자리 급감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에서 관계자가 '언택트시네마'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뉴스1]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에서 관계자가 '언택트시네마'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뉴스1]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코로나19 다음 팬더믹은 불평등’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꾸는 데 단 3개월이 걸렸지만,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수많은 사람의 삶이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타격을 입을 사람들은 저소득층이다. 책 『사회적 지위가 건강과 수명을 결정한다』로 국내에도 알려진 마이클 마멋 런던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가난한 사람일수록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팬더믹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이후에도 일을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왜일까. 대부분 비정규직인 탓도 있지만, 이들이 대개 사람을 직접 대면해야 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서로 접촉을 꺼리는 탓에 비대면, 즉 ‘언컨택트(Uncontact)’ 문화가 코로나19 이후에 일상화되면 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바, 호텔 등에서 일하는 이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경제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 전망하는 기사에서 불평등 악화를 우려하며 “청년과 여성, 이주노동자가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산업에서 자동화가 본격화되면 여성·청년·이주노동자가 해고의 주요 타깃이 될 확률이 크단 얘기다.

 

다시 '보편적 기본소득' 논의할 때  

올 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물러난 대만계 미국인 사업가 앤드류 양.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올 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물러난 대만계 미국인 사업가 앤드류 양.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벌써 관련 연구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웰빙 트러스트’와 미국 가정의학회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10년 동안 약 7만5000명이 경제적 위기 등에서 비롯한 절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약물 중독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최신 연구 결과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비공식 경제 부문에서 일하는 16억 명이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때문에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이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라즈 호르바트 유엔개발계획(UNDP) 아시아ㆍ태평양본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가 불러올 전 세계의 사회 양극화는 보편적 기본소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극화가 심각해진다면 사회적 갈등이 격화할 수밖에 없고, 결국 각국 정부는 훨씬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가디언은 “코로나19가 지나가더라도 비슷한 위기는 언제든 올 수 있다”며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게 뻔하지만, 보편적 기본소득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고 지난 3일 칼럼을 통해 주장했다.  

 

국가 경쟁력도 갈려…신흥국 고전할 듯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식량을 무료로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신흥국들이 선진국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식량을 무료로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신흥국들이 선진국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국가 간 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라질ㆍ인도ㆍ인도네시아ㆍ러시아ㆍ터키 등 주요 신흥국들의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린폴리시(FP)는 “마이너스 6%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부자 나라들에 비하면 나아 보일 수 있겠지만, 단순히 숫자만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며 “원자재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락해 수출업체 등이 타격을 입으면 이들 국가는 매우 끔찍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런데도 대부분 신흥국에선 중소기업 등을 도울 여유가 없기에 더욱 큰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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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 기자 ohmaju@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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