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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5%만 돌아와도 일자리 13만개 생긴다

중앙선데이 2020.05.09 00:38 685호 1면 지면보기

리쇼어링 정책 통하려면 …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하는 각종 논의 속에 해외로 나갔던 국내 제조 기업의 유턴을 유도하는 리쇼어링(reshoring·제조기업의 본국 회귀) 정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돌발 변수가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져서다. 현지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거나 인건비·임대료 등을 줄이는 것보다 해외 변수의 악영향을 차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로 제조 공급망 관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세계적으로 리쇼어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도 기업 유턴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에 힘쓸 때”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 휘청
해외 위험 관리 필요성 커져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보완 등
울타리 낮춰 유턴 환경 만들어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근 조사에서 중국에 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 중 80%가량이 리쇼어링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기업 유턴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화두로 떠오른 국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해외에 있는 한국 기업 5.6%만 유턴해도 국내 일자리 13만 개를 창출할 수 있다.
 
다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2018년 해외에서 한국으로 복귀한 국내 기업은 연평균 10.4곳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은 연평균 482.2곳이었다. 정부는 2013년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일명 유턴법)을 제정했지만 미국과 달리 확실한 ‘당근’을 제시하지 못했다. 예컨대 미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1%로 낮췄지만 한국은 오히려 27.5%(지방세 포함)로 올렸다.
 
이뿐만 아니다. 높은 물류비·임대료, 노동유연성이 떨어지는 고용 시장 등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국내로 유턴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특히 정부 규제까지 발목을 잡는다.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리쇼어링 지원 대상을 2년 이상 해외 사업장을 운영한 경우로만 제한해 이것부터 장벽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유턴법 개정안이 3월에 시행됐지만 실효성 있는 지원책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정부가 규제 완화와 함께 내년 최저임금 인상 재검토,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책 제시 등으로 힘을 실어줘야 리쇼어링 정책이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베이징에 진출했다가 최근 어렵사리 유턴을 결정한 동구기업의 류병현 대표는 “중국에 있는 적잖은 한국 중소기업이 유턴을 희망하고 있는데 정부의 세제 혜택 등과 더불어 국내 대기업 물량(일감)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내 대다수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같이 나가기 때문에 대기업이 돌아오지 않으면 자신들만 돌아오기 힘든 구조다. 현대모비스가 중국 공장 2곳의 문을 닫고 지난해 8월 울산에 새로 공장을 착공할 때 5개 중소·중견 협력 업체도 국내로 같이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리쇼어링 후폭풍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유턴한 기업이 인건비 등을 낮추기 위해 공장 자동화에 힘쓸 경우 일자리 창출 효과는 기대보다 미미할 수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리쇼어링 지원 범위를 산학연 협력과 인력 양성 등으로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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