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인세율 대폭 내린 미국·일본·유럽…기업들에 ‘중국 탈출’ 리쇼어링 유혹

중앙선데이 2020.05.09 00:27 685호 5면 지면보기

팬데믹 속 리쇼어링 급부상 

미국과 일본, 유럽 주요국은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에 너도나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사실 이들 나라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리쇼어링을 적극 추진해왔다. 중국산 소재·부품 의존도를 낮추고 일자리 창출 등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실제로 미국 기업은 연평균 369곳씩 복귀하고 있는데, 이 덕에 지난 9년간 늘어난 일자리가 총 34만7236개에 이른다. 일본이 3월 2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2.5%의 완전실업률(계절 조정치)을 기록한 것도 리쇼어링 정책 덕분이란 분석이다.
 

미 기업 한 해 369개꼴 자국 복귀
일본은 이전 비용 3분의 2 지원
독일·프랑스도 유턴 적극 독려

주요국의 리쇼어링 지원책

주요국의 리쇼어링 지원책

리쇼어링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의 ‘탈(脫)중국’ 리쇼어링 기조는 버락 오바마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오바마 정부는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를 외치며 법인세율을 38%에서 28%로 낮추고, 유턴기업의 공장 이전 비용을 20% 보조했다. 이후 들어선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리쇼어링에 더욱 적극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21%대로 끌어 내렸다. 이런 탈중국 바람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층 더 강해졌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미국 제조기업의 이전 비용을 100% 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회 내 대(對)중국 강경파 의원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불행히도 바이러스를 통해 우리가 제조 부문을 얼마나 중국에 아웃소싱(인력·설비·부품의 외부 용역)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면서 중국 의존을 낮추자고 주장했다.
 
일본도 이른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 정책)’의 한 축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리쇼어링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2년 30% 수준이었던 법인세율을 23%대로 낮췄다. 그 결과 도요타·혼다·닛산 등 자동차 3사 및 캐논 등 전자기업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공장을 옮겼다.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탈중국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5일 22억 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중국에 있는 자국 제조기업이 일본으로 돌아오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유턴 기업에게 이전 비용의 3분의 2까지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일본이 탈중국에 적극적인 건 주요 7개국(G7)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일본의 중국산 소재·부품 의존도는 21.1%에 이른다. 이는 프랑스(5.1%)나 영국(5.9%)의 네 배에 이르는 수치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중국산 마스크·인공호흡기를 공수하기 위해 전세기까지 보내야 했던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선 전통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가장 앞서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연구개발(R&D) 보조금 지원 등을 제시하면서 자국 기업의 유턴을 독려해왔다. 그 결과 동남아시아에 생산 공장을 뒀던 아디다스가 2016년 유턴했다. 생산 공정이 전문화하며 대규모 인력 고용이 불필요해진 데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선 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이 잘 갖춰진 본국 환경이 개발도상국보다 유리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도 정부 차원에서 전담 기구를 설치해 자국 생산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리쇼어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자국으로 복귀한 프랑스 기업은 약 40여 곳에 이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오프쇼어링(생산기지의 타국 진출)은 지속 불가능하며 유럽연합(EU)은 산업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관련기사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