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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시대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중앙선데이 2020.05.09 00:21 685호 30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내일(10일)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전임자들은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정권 심판론이 불거지며 레임덕에 시달렸으나 문 대통령은 정반대다. 4·15 총선에서 여당은 180석이란 유례없는 압승을 거뒀고 대통령 지지율 또한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K방역이라 불릴 만큼 국내외 호평을 끌어낸 차분한 코로나19 대응은 문 대통령의 국정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수퍼 여당을 등에 업고 원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끌고 갈 강력한 동력을 얻은 셈이다.
 

레임덕 없이 맞은 취임 3주년
‘한국판 뉴딜’로 재정 우려 커져
위기 극복 위해 야당과 협치해야

그렇다고 문 대통령이 마주한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얻었지만, 동시에 코로나가 몰고 온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할 무거운 책임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못지않게 경제 방역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한국판 뉴딜’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을 국가 프로젝트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규제 완화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확대로 경제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7일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에 기반을 둔 21세기형 뉴딜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기존의 토목사업 위주의 경기부양성 뉴딜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개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필요성이 부각된 원격의료를 비롯해 대부분의 디지털 기반 일자리는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어떤 방식으로든 민간이 요구해온 기업환경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윤영찬 전 청와대 대변인이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혁신이며 혁신의 장애물인 규제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물론 다른 한편에선 규제 완화와 같은 적극적인 정책 전환보다는 문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재정 투입을 통한 취약계층 챙기기가 한국판 뉴딜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여당은 한국판 뉴딜의 국가 프로젝트로 전 국민 고용보험제를 거론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의 세부 프로젝트는 다음달 윤곽을 드러내는 만큼 아직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전 국민 고용보험제뿐 아니라 홍 부총리가 예시로 삼은 비대면 산업 육성이나 디지털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등은 모두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 사업인 만큼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 재정은 우려할만한 상태다. 기업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법인세 등 세수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가 쓰는 돈은 훨씬 늘었다. 올들어 3월까지 재정 건전성 지표인 통합재정수지(총수입에서 총지출 뺀 수치)와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험 제외한 수치) 적자는 각각 45조원과 5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입법과 예산을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수퍼 여당이 있다고 청와대가 독주해서는 안 된다. 한국판 뉴딜뿐 아니라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여러 국정 과제는 현재 우리 국민의 삶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야당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야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통합과 협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진보·보수의 갈등의 골만 더 깊어졌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정책에 확신을 갖고 있더라도 반대 의견이 있으면 귀 기울이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자서전 『운명』)며 대화와 소통을 우선시 하지 않았는가. 이제라도 이 다짐을 되새겨 야당과도 허심탄회하게 타협하며 시대의 난제를 푸는 통합의 정치에 무게를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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