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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원 수주 맞추려 해외에 공장” 그린 뉴딜이 시급한 까닭

중앙일보 2020.05.07 06:00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그린 뉴딜' 토론회 모습. 강찬수 기자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그린 뉴딜' 토론회 모습. 강찬수 기자

"국내 3개 업체가 전기차 배터리 약정 수주액이 300조 원이나 되지만, 정작 공장은 해외에다 짓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깨끗한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라는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이 필요한 것입니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코로나19 극복 이후) 시대와 그린 뉴딜'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온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위원은 그린 뉴딜의 필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린 뉴딜은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처럼 환경은 파괴하지 않고 경제 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기존의 뉴딜에 환경과 지속가능성, 분배와 형평성 부분이 강조되는 개념이다.
그린 뉴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강찬수 기자

그린 뉴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강찬수 기자

한 연구위원은 "스웨덴에서는 철강 회사까지 석탄 대신 수소에너지를 찾는데,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생에너지 인프라부터 깔고 봐야 한다"며 "15기가와트(GW) 규모로 현재 허가된 풍력·태양광 발전시설만 제대로 지어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전환포럼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주최한 이 날 토론회에서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과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았다.
6일 열린 그린 뉴딜 국회 토론회 모습. 강찬수 기자

6일 열린 그린 뉴딜 국회 토론회 모습. 강찬수 기자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

유 원장은 "한국은 강력한 봉쇄 없이 방역에 성공해 경제 충격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덜하지만, 높은 해외의존도를 가진 한국 경제가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며 "방역지원과 금융 안정화, 취약계층 생계 지원, 고용 유지와 생산력 보존 등 긴급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원장은 "경제 회복도 과거 회귀가 아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위기 극복이어야 하고,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산업이나 사양산업, 좀비 산업에 대한 지원은 지양해야 한다"며 "정부의 두산중공업 지원이 과연 미래지향적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감염병이 나타나고, 코로나19로 대기오염이 개선된 것에서 보듯이 포스트 코로나의 화두는 녹색전환"이라며 "코로나19 마라톤에서 한국형 방역으로 확보한 초반 리드를 지키려면 한국형 그린 뉴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홍 교수는 "그린 뉴딜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이라며 "에너지 분야는 한국에서 혁신 잠재력이 가장 크면서, 가장 혁신이 안 된 분야이지만, 디지털과 바이오 분야와도 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는 다양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책전문위원은 "전 세계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7년 7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기온 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한다 해도 재앙을 막지 못할 확률도 3분의 1이나 된다"며 "10년 이내에 온실가스 배출을 반으로 줄여야 하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그린 뉴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책전문위원

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책전문위원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를 통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질병관리본부 같은 실행·조직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린 뉴딜에서도 정부가 선제적으로 노후 인프라 교체, 에너지 효율화 사업, 재생에너지 확대 등 녹색 회복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양원영 더불어시민당 21대 국회 당선인은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인간 경제활동이 지구를 살릴 수도 있다"며 "정부가 지원할 때 두산중공업에는 풍력발전 쪽으로 전환하라고, 쌍용자동차에는 친환경차를 생산하라고 조건을 걸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양원영 더불어시민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양원영 더불어시민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양 당선인은 "대만의 경우 3년 만에 5.5 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 시장을 열었는데, 이처럼 그린 뉴딜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며 "수도권 1기, 2기 신도시 아파트 전체에 대한 에너지 효율 개선 리모델링 사업도 그린 뉴딜 사업으로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의왕·과천) 당선인은 "고(高)탄소 산업에서 미래산업으로 중심축이 이동할 수 있도록 그린 뉴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고 기온 상승을 1.5도 아래로 묶겠다는 명확한 시그널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 당선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 당선인.

이 당선인은 "특별법에서는 사업을 전환하는 기업과 노동자를 위해 강력한 특례 조치와 고용재난 지역 선포 같은 대책도 따라야 한다"며 "탈(脫) 탄소 추세 속에서 10년도 가동하지 못할 석탄발전소를 새로 짓는 것처럼 추세에 역행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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