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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계 들고 학생 맞은 교수, 발열체크 하니 수업 40분 지났다

중앙일보 2020.05.07 05:00

출석부 대신 체온계로 수업 시작

 
6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조선이공대 실습동 3층 강의실 입구. 윤두수 생명환경화공과 교수는 오후 1시부터 일회용 고무 위생장갑을 끼고 학생들을 맞이했다. 그의 손에는 출석부 대신 체온계가 쥐어져 있었다. 이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강의를 해 온 이 대학이 처음으로 대면 실기수업을 하는 날이다. 

대면 실기수업 시작한 조선이공대 가보니
오후 1시 수업이 발열증상 확인에 40분 늦게 시작
"실기 필요한 학과는 온라인 강의만으론 한계"

 
6일 실기수업이 시작된 광주 동구 조선이공대학교 교수가 등교한 학생의 열을 체온계로 재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6일 실기수업이 시작된 광주 동구 조선이공대학교 교수가 등교한 학생의 열을 체온계로 재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이날 생명환경화공과의 실기수업은 오후 1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강의를 듣는 52명 학생의 코로나19 의심증상을 확인하는 절차가 계속돼 40분 뒤에야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이라면 지각생들은 눈치껏 자리에 앉으면 됐지만, 이날만큼은 발열증상 유무가 확인되지 않으면 수업을 들을 수 없어 교수의 체온계를 피하지 못했다.
 

마스크 없으면 건물 출입도 못 해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은 강의실에 들어갈 수 없어 출석도 못 한다. 조선이공대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나고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로 전환하는 6일에 맞춰 자체 방역지침을 세웠다.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기침이나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으면 건물 출입이 불가능해 출석도 할 수 없다. 열화상카메라가 설치된 각 건물 정문을 제외한 나머지 출입구는 모두 폐쇄됐다. 조선이공대는 개강에 맞춰 열화상카메라 4대를 1억2000만원을 들여 구매했다. 불특정다수가 밀집될 수 있는 통로나 엘리베이터도 폐쇄됐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6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이공대학교 관계자가 실기수업을 들으려 등교한 학생의 열을 재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6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이공대학교 관계자가 실기수업을 들으려 등교한 학생의 열을 재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대학 측이 관련 방역지침을 학생들에게 공지해 이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들었다. 대학 건물 입구와 강의실 앞은 발열 증상 확인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긴 줄이 생기면서 강의실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늘었다.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한계"

 
윤두수 교수는 "이공대 수업은 이론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실기수업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조선이공대는 지난 3월 16일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이날 강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맞은 실기수업으로 화학물질을 기계로 분석하는 '기기분석' 과정이 진행됐다.
6일 실기수업이 시작된 광주 동구 조선이공대학교 강의실을 찾은 학생들이 1m 이상 거리를 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6일 실기수업이 시작된 광주 동구 조선이공대학교 강의실을 찾은 학생들이 1m 이상 거리를 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윤 교수는 "화학물질을 눈으로만 보면 알 수가 없다"며 "생명환경화공과는 화학물질의 물리·화학적 성질을 분석하는 기계를 실제로 작동하는 실습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수업보다는 방역지침이 우선이라는 것이 학교의 방침이다"고 했다.
 
학생들은 1m씩 떨어져 자리에 앉았다. 거리를 두고 앉은 탓에 자리가 부족하자 수업 도중 교수가 사용하는 책상도 학생들이 사용했다. 52명 학생이 모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다음 수업부터는 26명씩 2개 조로 나눠 강의를 진행한다.
6일 실기수업이 시작된 광주 동구 조선이공대학교 강의실을 찾은 학생들이 1m 이상 거리를 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6일 실기수업이 시작된 광주 동구 조선이공대학교 강의실을 찾은 학생들이 1m 이상 거리를 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코로나19 감염 사례 없어야 전 학과 실기수업

 
조선이공대는 총 20개 학과 중 기계과·기계설계과·자동차학과·자동화시스템과·전기과·생명환경화공과 등 6개 학과만 실기 시범수업을 시작했다. 실기 시범수업에서 코로나19 감염사례가 나타나지 않으면 오는 11일 나머지 14개 학과의 실기수업을 순차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실기수업 첫날 20개 학과의 모든 학생의 동선이 겹칠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해 6개 학과만 먼저 실기수업을 하기로 했다. 조선이공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나도 학교 자체적으로 방역대책은 마련해야 한다는 분위기다"며 "등교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도 안심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의심증상자는 건물에도 못 들어올 수준의 방역체계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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