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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번 돈 올해는 석달 만에…카뱅 ‘금융고래’ 진화 중

중앙일보 2020.05.07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카카오뱅크가 금융권의 메기를 넘어 고래를 노리고 있다. 1200만 고객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다.
 

코로나로 고객 비대면 거래 선호
1200만명 가입, 매일 1만명 늘어
증권·카드로 금융플랫폼 사업 확대
1분기 당기순이익 185억원 기록

카카오뱅크는 6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0년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85억원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당기순이익이 181.3% 늘었다. 2017년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37억원으로 첫 흑자를 냈다. “수익을 통해 주요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게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평가다.
 
카카오뱅크 당기순이익 및 고객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카카오뱅크 당기순이익 및 고객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카카오뱅크의 성장 배경에는 이용 편이성을 앞세워 확보한 1200만 명의 고객에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수요가 커지며 최근에도 하루 1만 명씩 고객이 늘고 있다. 지난 분기보다 고객 증가 속도가 25% 빨라졌다고 한다.
 
가입자가 늘어나며, 예금과 대출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 은행의 매출 격인 대출 규모는 4조6218억(2017년)→9조826억(2018년)→14조8803억(2019년) 등으로 증가했다. 올해 3월에는 대출 규모가 16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대출 증가로 1분기 순이자수익은 8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99억원 늘어났다. 케이뱅크와 다르게 유상증자 등이 신속하게 이뤄져 대출 규모를 꾸준히 늘린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플랫폼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상품은 저축은행·카드사·증권사 등 타 금융회사가 개발하고, 이를 대신 판매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금융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대출과 증권 계좌 개설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4월부터는 카드 판매를 시작했다. 신한·KB국민·삼성·씨티 등 기존 카드사가 발급 심사와 관리를 하고, 카카오뱅크는 판매를 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 당기순이익 및 고객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카카오뱅크 당기순이익 및 고객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카카오뱅크의 위력은 판매 실적으로 입증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월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올해 2월에는 NH투자증권의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3월까지 한국투자증권은 145만 명이, NH투자증권은 33만 명이 계좌를 개설했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카카오뱅크 신용카드의 경우 5월 5일까지 8만6000장의 카드가 발급됐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에는 “제휴를 하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윤 대표도 “금융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본궤도에 오르며 비이자수익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중개 수수료로 110억원을 벌었다. 올해 1분기 수수료 손익(-31억)이 전년 동기보다 107억원 개선된 것도 플랫폼 사업의 효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 측은 “2분기에도 제휴 신용카드 발급에 따른 수수료 수입으로 수수료 부문의 개선세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김재우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는 증권사와의 계좌 연계 프로모션, 연계 대출 등을 통해 플랫폼으로써의 가능성을 일부 보여줬다”며 “부수 업무 확대에 따른 이익 증가가 궁극적으로 수익성 확대와 밸류에이션 증가로 이어지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를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최대 9조원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대표는 “투자 회수가 아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을 목적으로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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