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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골프숍] 한 개에 천원, 사재기 일으킨 커클랜드 골프공

중앙일보 2020.05.07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우레탄 커버에 3피스로 만든 커클랜드 골프공. 24개를 2만8900원에 판다. [중앙포토]

우레탄 커버에 3피스로 만든 커클랜드 골프공. 24개를 2만8900원에 판다. [중앙포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던 3월, 미국의 대형할인점 코스트코에선 PB 브랜드인 커클랜드 시그니쳐 휴지 사재기가 벌어졌다. 코스트코에서는 골프용품도 사재기가 벌어진 적이 있다. 대상은 2016년 나온 우레탄 공이었다. 볼 평가에서 최고를 받았는데, 한 더즌(12개)에 15달러로 프리미엄 볼의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PB공 인기 끌자 브랜드서 소송전
퍼터 등 품목 확대 시장에도 영향

싸고 좋다는 소문이 돌자, 매장에는 물건이 나오는 족족 사라졌다. 인터넷에선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최고 100달러까지 올랐다. 
 
기존 브랜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타이틀리스트는 “1등 브랜드의 품질 기준을 넘는다”는 커클랜드 볼 광고 문구가 과장이라고 주장했다. 특허권 침해로 제소했다. 한국에서도 송사가 생겼다. 당시 이 볼 납품업체인 SM글로벌은 한국 낫소에 주문해 공을 만들었다. SM글로벌은 아예 낫소 공장을 매입하려 했는데, 미국에서 공이 대히트를 치면서 틀어졌고, 소송으로 이어졌다.
 
그 와중에 커클랜드 공은 시장에서 사라졌다. 그랬다가 2018년 다시 등장했다. 두 더즌에 24.99달러, 오히려 가격을 내렸다. 한국 코스트코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다가 최근 입고됐다. 입고 기념으로 두 더즌을 2만8900원에 판다. 공 하나에 1000원 남짓이다.  
 
이 공을 납품한 SM글로벌의 민성우 대표는 “2016년 테일러메이드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김현진 박사와 함께 공을 디자인해 만들었다. 소송으로 중단됐다가 중국 청도 공장을 인수하면서 생산을 재개했다. 대량생산하기 때문에 프리미엄급 퀄리티라도 이 정도 가격에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2018년 나온 4피스 볼은 내구성이 좋지 않았다. 현재 판매하는 3피스 볼은 그린 주위의 스핀은 좋지만, 스피드가 빠른 골퍼의 경우에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덜 나간다는 평가도 있다. 타이틀리스트는 “요즘 나온 커클랜드 공은 화제가 된 2016년 제품과 다르다. 앞으로 저가시장이 커질 것 같지만, 커클랜드 공 성능은 두고 봐야 한다”고 평했다.  
 
민 대표는 “공장을 바꾸면서 문제가 약간 있는데 해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골프공을 ‘계란 한 판 값’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너무 비싸다는 얘기다. 용품사는 마케팅 비용으로 선수에게 큰돈을 쏟아붓고, 아마추어 골퍼가 그 비용을 다 떠안는다는 불평도 있다.
 
코스트코는 커클랜드 장갑과 볼에 이어 퍼터도 팔기 시작했다. 앞으로 아이언, 드라이버까지 판매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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