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美송환 가혹" 탄원서 낸 손정우 부친···19일엔 공개재판 열려

중앙일보 2020.05.06 15:52
2019년 10월 미국 법무부가 다크웹 최대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사이트에 폐쇄 공지를 내걸었다. [사진 경찰청]

2019년 10월 미국 법무부가 다크웹 최대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사이트에 폐쇄 공지를 내걸었다. [사진 경찰청]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 측이 범죄인 인도 절차를 거쳐 미국으로 송환되는 것은 가혹하다며 한국에서 처벌을 받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법무부와 법원에 제출했다. 손씨의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 심문기일은 오는 19일 진행된다. 손씨가 직접 법정에 출석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고, 심문기일은 관련법에 따라 공개된다.
 
6일 법무부와 법원 등에 따르면 손씨의 아버지 손모(54)씨는 전날 범죄인 인도 심사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정문경‧이재찬)에 이런 내용을 담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아버지 손씨는 지난달에도 범죄인 인도를 담당하는 법무부 국제형사과에 탄원서를 냈다. 
 
아버지 손씨는 탄원서에서 “국내와 해외에서 고통을 받고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금세탁과 음란물 소지죄만 적용해도 (징역) 50년, 한국에서의 재판은 별개라고 해도 (징역) 100년 이상”이라며 “뻔한 사실인데 어떻게 사지의 나라로 보낼 수 있겠나”고 말했다. 
 
아버지 손씨는 전날에는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취지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청원 글에서 “IMF(외환위기) 때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한 뒤 아들은 할머니 밑에서 키워졌다. 어릴 때부터 미디어 범죄의 심각성이나 형량 등에 대한 교육도 받지 못했다”며 "부디 자금세탁 등을 (한국) 검찰에서 기소해 한국에서 중형을 받을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18년 3월부터 약 2년 8개월 동안 손씨는 아동 성 착취물에 대한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아 수익을 창출했다”며 “이를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로 옮기거나 재투자하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국 송환은 지금까지 받은 적이 없는 자금 세탁과 관련된 범죄를 처벌받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법무부가 2019년 10월 손정우씨를 비롯해 아동 성착취물 영상을 유포한 관련자 300여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한낸 보도자료. [사진 미국 법무부 홈페이지]

미국 법무부가 2019년 10월 손정우씨를 비롯해 아동 성착취물 영상을 유포한 관련자 300여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한낸 보도자료. [사진 미국 법무부 홈페이지]

 
손씨는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는 돈세탁 혐의만 심사 대상에 오른다. 이미 2015년 7월~2018년 3월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6월을 확정받아 지난달 27일 형기를 마쳤다.
  
19일 열리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 후 2개월 안에 법원은 허가 또는 거절을 결정해야 한다. 최근 10년간(2010~2019년) 서울고법은 범죄인 인도심사를 다루는 사건 30건 가운데 29건에 대해 허가 결정을 내렸다.   
 
김민상·이가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