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50만원 빌렸는데···'3시간에 10만원' 연체이자 물라는 악마들

중앙일보 2020.05.06 12:00
김모씨는 지난해 12월 ○○나라의 실시간 상담 코너에 접속해 대출 문의 글을 올렸다. ○○나라는 전국 500개 이상 정식 대부업체가 등록돼있다고 알려진 인터넷 유명 대부광고 사이트다. 5분 뒤 한 대부업자가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주일 뒤 원리금 80만원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50만원을 즉시 대출해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해당 조건을 수락해 50만원 대출을 받았다. 이 조건대로라면 김씨가 적용받는 이자율은 일주일에 60%, 연 이자율로 환산시 3128%에 달한다. 법정 최고 이자율은 연 24%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김씨는 일주일 뒤 80만원을 갚지 못했다. 대부업자는 김씨에게 50만원의 연장수수료(연 5214%)를 내고 대출 기간을 일주일 연장하거나, 3시간당 10만원의 연체이자(연 5만8400%)를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50만원을 내고 대출기간을 연장했으나 일주일 뒤 여전히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고, 대부업자는 김씨 가족과 지인에게 전화해 폭언과 욕설·협박으로 빚독촉을 했다. 알고보니 이 대부업자는 정식 등록업자가 아니었다.
전국 500개 이상 정식 대부업체가 등록돼있다고 알려진 인터넷 유명 대부광고 사이트 ○○나라 홈페이지 화면. 정용환 기자

전국 500개 이상 정식 대부업체가 등록돼있다고 알려진 인터넷 유명 대부광고 사이트 ○○나라 홈페이지 화면. 정용환 기자

김씨 사례처럼 지난해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신고 건이 11만5622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466건이다. 불법사금융 전반에 대한 단순 상담이 7만7700건(67.2%)으로 가장 많았고, 보이스피싱 사기 관련 상담·신고가 3만2454건(28.1%), 미등록대부 관련 상담·신고가 2464건(2.1%)로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유사수신 및 불법사금융 상담·신고 5468건 중 범죄 혐의가 드러난 214건에 대해서 검찰·경찰 등에 수사의뢰를 마쳤다. 대부업자가 법정 최고 이자율(연 24%)을 초과하는 이자를 받았거나, 대출 중개수수료를 따로 받았다든지 불법으로 채권추심을 한 사례다. 피해신고 3435건 중 법률상담이 가능한 225건은 법률구조공단의 부당이득 청구소송 또는 채무자대리인 등 법률상담 서비스를 안내해 피해 구제를 진행했다.
2019년중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불법사금융 상담 및 신고 건수. 금융감독원

2019년중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불법사금융 상담 및 신고 건수. 금융감독원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자가 받을 수 있는 법정 최고 이자율은 연 24%로, 명칭이 무엇이든 대부업자가 받는 금전은 모두 이 이자에 포함돼야 한다"며 "이를 초과하는 이자를 이미 지급했다면 이 금액을 상환할 대출원금에서 빼줘야 하고, 그래도 남는다면 대부업자에 이자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시 계약서와 원리금 상환내역서·녹취록 등을 철저히 관리해 고금리 분쟁에 대비할 것"을 조언했다. 

 
최근엔 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를 활용한 공공기관·금융회사 사칭 대환대출 사기나 가상화폐·리츠·펀드 등 최신 금융기법으로 포장한 유사수신 사기가 많이 접수된다. SNS 광고를 통해 대환대출 유도한 뒤 대출 심사가 부결됐다며 자동차 담보대출을 명목으로 중고차 구입을 유도하거나 고금리 수수료를 가로채는 식이다. 제도권 금융회사를 가장한 '○○자산운용' 등 회사를 내세워 펀드 투자 명목으로 자금을 편취하고 그 중 일부만 수익금으로 돌려준 뒤 잠적하는 경우도 있다.
 
금감원은 대출을 받거나 투자를 할 경우 상대 업체가 정식 등록된 금융회사인지 확인할 것을 당부한다.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 내 제도권금융회사·등록대부업체통합관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불법사금융 피해를 이미 입었다면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국번 없이 1332 누르고 3번)에 신고하고 수사기관 수사의뢰, 법률구조공단 법률상담서비스를 연계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