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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천 참사 현장 우레탄폼 영상 보니···"환기장치 안보였다"

중앙일보 2020.05.06 11:35
근로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의 발생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우레탄 폼 현장작업 영상을 중앙일보가 5일 확보했다.

 
 
유족 측이 제공한 영상에는 한 작업자가 물류창고 지하 1층에서 우레탄 폼 스프레이를 천장에 분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받침대 위에 올라간 작업자 옆에는 샌드위치 패널이 보인다. 천장에는 검은색 전선 몇 개가 달려 늘어져 있고 창문은 비닐로 덮여있다. 화면상 소화기는 보이지 않는다. 유족 측에 따르면 이 영상은 23일 촬영됐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민모씨에 따르면 이 작업은 29일까지 진행됐다고 한다.
  

생존자 “모든 게 부실했다”

사고 당일 지하 2층에서 마감 작업을 하다 살아남은 민모씨는 “지하에서 우레탄 작업 외 다른 작업이 동시에 진행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사안을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게 부실했다. 완전히 부실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적인 원인은 따로 있지만 우레탄 폼도 이번 화재와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1일 소방관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당시 폭발과 함께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하면서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최모란 기자

지난달 29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1일 소방관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당시 폭발과 함께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하면서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최모란 기자

 
유족 역시 공사 현장의 안전 관리 실태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천 화재 유족가족대책위원회는 4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안전관리 지침을 강화하고 책임자들을 엄벌하도록 정부에 촉구한다"며 화재사고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당시 가족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제가 아는 분 동생도 거기서 같이 일을 하다가 사망했다. 그 동생이 하는 이야기가 ‘그 현장에서 두 달 동안 있었는데 화재 현장에서 한 달 동안 한 번도 안전관리자를 본 적이 없다‘였다"고 전했다. 생존자들 역시 "당시 현장에 유도등이나 안전장치도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옆에서 불꽃공정 있었다면 큰 화재 위험 상황"

전문가들은 "감식을 통해 우레탄 폼 작업 중 주변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특히 바람이 스프레이 분사를 막지 않게 하기 위해 비닐로 주변을 막는 게 일반적"이라며 "환기장치가 필요한데 영상 속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환기장치는 외부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감식을 통해 확인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는 "우레탄 폼 작업과 용접 작업을 동시에 한 것으로 안다"며 "만약 그렇다면 공사 현장 안전관리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 현장에서 공정을 분리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위험성 높은 작업 정도는 분리해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소방 3차 합동현장감식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화재 현장에 대한 3차 합동현장감식을 6일 오후 1시부터 진행한다. 지금까지 소방당국은 지하1층 우레탄폼 작업에서 발생한 유증기가 미상의 화원을 만나 폭발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폭발이 발생한 지하 1층과 지하 2층은 일부 공간이 뚫려있고 한쪽이 계단으로 이어진 복층 건물 구조다. 당시 지하 공간에서는 우레탄 폼 마감작업 외에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등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 합동 감식. 연합뉴스

이천 물류창고 화재 합동 감식. 연합뉴스

 
 
경찰은 "건축사 한익스프레스가 냉동창고를 짓고 있었다"는 '불법개조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5일 경찰의 수사 브리핑에 참석한 한 유족은 "건축사가 설계변경 허가 없이 냉동창고를 짓고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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