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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훈련이라며 인분 먹이고 매질"…교회 측 사과문 발표

중앙일보 2020.05.06 10:46
5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가혹행위를 강요한 서울의 한 교회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보자들의 발언은 신변 보호를 위해 천막 뒤에서 진행됐다. 연합뉴스

5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가혹행위를 강요한 서울의 한 교회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보자들의 발언은 신변 보호를 위해 천막 뒤에서 진행됐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교회가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교인들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A교회 측은 담임목사와 당회원 등의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상처받고 아파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이 교회 전 신도 20여 명과 평화나무는 지난 5일 서울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교회는 비상식적이고 가학적인 훈련을 통해 신도들을 길들이고 착취해왔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일종의 ‘그루밍 범죄’를 저질러온 김명진 담임목사를 법적으로 처벌하고, 교회 역시 강제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회 측이 리더십 훈련이라며 자신의 인분 먹기, 공동묘지에서 매맞기 및 차량 트렁크에 갇혀있기, 찜질방 불가마에 들어가 견디기 등의 행위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장애판정을 받고 재활 치료 중인 교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어떤 행동을 할 때 리더에게 보고하며 훈육을 당해야 하는 길들이기(그루밍) 등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신도는 “교회 모임을 주도하는 ‘리더’가 인분을 먹으라고 지시했다”며 “먹기 싫었지만 (리더의 말을) 거역할 수 없어 인분을 먹는 영상을 찍어서 보낸 후 점수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이들은 A교회 목사가 헌금을 이용해 개인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평화나무는 “이 교회에서 사례비도 받지 않는다던 목사는 개인 명의의 부동산을 취득한 혐의와 농업법인 회사 설립을 통한 횡령 혐의, 투명하지 않은 불법 대안학교 운영, 가족불화 및 관계 단절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며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교회 측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사과했다. 교회 측은 “지금의 논란은 누구보다 우리 교회를 아끼고, 헌신했던 분들의 토로여서 가슴이 더욱 아프다”며 “여러분들이 이런 심경에 이르기까지 경험했을 허탈한 마음과 분노를 생각하니 저희는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숨쉬기조차 힘들지만 교회는 지금의 상황을 통해 성경적인 사랑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며 “믿음의 자녀들이 서로 의견이 달라 법정에 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득이하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진실을 밝히고 이 상황을 속히 해결해 보다 건강한 교회를 회복하겠다”고 해명했다.
A교회 홈페이지 캡처

A교회 홈페이지 캡처

 
한편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A교회 관계자들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은강)가 해당 내용과 관련된 고소장을 접수, 지난달 10일 동대문서에 수사지휘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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