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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돌린건 1000억, 발견은 5억···檢은 '회장님'들과 숨바꼭질중

중앙일보 2020.05.06 06:00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조6000억원대 피해를 준 ‘라임 사태’의 핵심 피의자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경기도 버스업체 수원여객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는 김 전 회장을 넘겨받아 빼돌린 자금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그 자금의 사용처가 어디인지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라임자산운용의 복잡한 펀드를 설계하고 직접 운용한 이종필(42)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이번 '라임 사태'의 모든 의혹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수법과 범행 경위 등을 캐내고 있다. 
 

숙소서 '발견된 돈' 5억3000만원

23일 성북구 한 주택가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이 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벌이고 잠적했던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검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성북구 한 주택가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이 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벌이고 잠적했던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검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달 23일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을 체포했다. 당시 경찰은 이 빌라 안에서 이들이 도피 중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현금 4억원이 든 가방과 빌라 곳곳에 흩어진 5만원권 현금 1억3000만원가량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러난 것만 1000억원대 '빼돌린 돈'

김 전 회장이 기업사냥에 나서며 빼돌린 것으로 의심받는 돈의 규모는 1000억원대에 달한다. 김 전 회장은 현재 도주 중인 수원여객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42·해외 도주 중)씨 등과 공모해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스타모빌리티의 현 경영진은 지난달 18일 서울남부지검에 김 전 회장이 회삿돈 517억원을 횡령했다며 고소했다. 김 전 회장은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라임사태’주요 인물 관계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라임사태’주요 인물 관계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기업사냥, 룸살롱, 도박으로 '사라진 돈'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수원여객에서 빼돌린 돈의 흐름 일부는 포착됐다. 횡령액 241억원 중 86억원은 수원여객 계좌로 다시 되돌려 놔 실제 사라진 돈의 액수는 155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이중 89억원은 김 전 회장이 인터불스(현 스타모빌리티)를 인수하고 대여금을 상환하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66억원에 대해서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데 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돈도 있다. 김 전 회장에게 사기·횡령 피해를 본 업체의 한 관계자는 "룸살롱에서만 월 2억원 넘게 쓰면서 1억~2억원가량의 현금이 가득 찬 명품백을 가져와 그 자리에 참석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경우도 있었다"며 "도박으로 날린 돈도 수십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고향 친구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에게 49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다른 회장님들 연루된 '밝혀내야 할 돈'  

수사 선상에 오른 '또 다른 회장님'들이 빼돌린 돈도 상당하다. 라임으로부터 약 3000억원을 투자받은 부동산 건설업체 메트로폴리탄의 또 다른 김모(47) 회장의 횡령 금액은 무려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 이모(53)씨 역시 라임 돈 2000억원을 투자받았다가 주가 폭락 등을 이유로 현재 잠적해 있다.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실소유주 김모(54) 회장도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해 검찰이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김 회장은 라임 자금을 투자 받는 대신 이 전 부사장에게 거액의 금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리드 경영진은 회삿돈 83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1심에서 징역 3∼8년을 선고받았다.
 

라임 돈, 정·관계 로비에도 사용됐나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은 '황금연휴'도 반납하고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포함한 '회장님'들이 라임의 자금을 빼돌려 정·관계 로비에도 활용했는지 수사를 통해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라임사태는 무엇인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라임사태는 무엇인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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