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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본토인 부동산 매입 올 0건···7억 깎아줘야 집 팔리는 홍콩

중앙일보 2020.05.06 05:00
홍콩 얏퉁 지역의 아파트. 인구밀도가 높고 부동산 가격 세계 1~2위를 다투는 홍콩은 최대한 작은 공간으로 아파트를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EPA=연합뉴스

홍콩 얏퉁 지역의 아파트. 인구밀도가 높고 부동산 가격 세계 1~2위를 다투는 홍콩은 최대한 작은 공간으로 아파트를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EPA=연합뉴스

 
‘급매. 450만 달러 내림.’  
 
지금 홍콩 부동산 중개소에 가면 이런 식의 안내문을 볼 수 있다. 450만 홍콩 달러면 약 7억원. 홍콩 타이포 지역의 한 고급 주택이 실제로 최근 450만 홍콩 달러를 내려 매매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이 주택의 최종 매매가는 1890만 홍콩 달러였는데, 5년 전 거래가보다 19%나 깎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무도 잡지 못하던 홍콩 집값을 끌어내린 것.  
 
코로나19 이전 세계 최고가 부동산은 미국 뉴욕 파크애비뉴나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가 아니라 홍콩이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홍콩의 임대료는 월평균 제곱피트(0.09㎡) 당 2745달러(당시 환율로 약 320만원)이다. 33㎡(10평) 남짓 상가 임대료가 한 달에 1억600만원이 되는 셈. 인구밀도가 ㎢당 6659명로 세계 2위인 데다 중국 본토에서도 홍콩 부동산 시장을 노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지난해 9월 홍콩 시위가 한창이었을 무렵 홍콩 시내 부동산. 매매가를 내렸다는 표시가 돼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홍콩 부동산은 폭락 중이다.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9월 홍콩 시위가 한창이었을 무렵 홍콩 시내 부동산. 매매가를 내렸다는 표시가 돼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홍콩 부동산은 폭락 중이다. 신화=연합뉴스

 
그러나 이건 코로나19 이전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홍콩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본토 투자자가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CBRE 그룹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 부동산 거래는 ‘0’건이었다. 블룸버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본토에서 온 투자자들이 홍콩의 오피스와 쇼핑몰 점포를 싹쓸이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라고 적었다. 수요는 없는데 공급은 넘치면서 부동산 가격은 뚝 떨어졌다. 현금 유동성 확보를 원하는 홍콩의 부동산 보유자들이 급매물을 쏟아내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이전엔 홍콩 시위 사태가 있었다. 홍콩의 범죄자를 중국으로 바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한 일명 ‘송환법’에 반대해 2019년부터 일어난 시위다. 중국에 반대하는 홍콩의 시민운동가들을 중국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로 불이 붙었다. 시위대와 경찰의 극한 대치로 사망자까지 발생한 시위 사태에 동조하거나 또는 피해를 우려해 상점들이 문을 닫는 등 홍콩 내수 경기가 침체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확산했다. 최근엔 코로나19의 원인을 놓고 미ㆍ중 갈등이 불거지면서 사이에 낀 홍콩에까지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2019년부터 계속된 홍콩 시위 현장은 시위대와 경찰, 폭력배 등의 충돌이 잦다. 로이터=연합뉴스

2019년부터 계속된 홍콩 시위 현장은 시위대와 경찰, 폭력배 등의 충돌이 잦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제 지표도 좋을 리가 없다. 지난 4일 홍콩 정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8.9%라고 발표했다. 세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다.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1분기 경제 위축은 예상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훨씬 나빴다”고 말했을 정도다. 폴 찬 모포 홍콩 재무부 장관은 “올해 홍콩 경제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나 2008년 국제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홍콩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성장률은 -8~-6%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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