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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가장 많이 시킨 동네 화성시, 가장 많이 늘어난 건 흑당·짜파구리

중앙일보 2020.05.06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택배는 대한민국의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다. 택배 상자에 붙은 운송장에는 대한민국의 입맛부터 패션, 문화생활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CJ대한통운 지난해 택배 분석
13.2억개, 지구 11바퀴반 돌 거리
서울 중구 59회, 1인당 최다 이용

택배물량 많은 지역 톱10

택배물량 많은 지역 톱10

지난해 택배 시장 점유율 47.2%로 국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5일 ‘일상생활 리포트’를 발간했다. 지난 2018~2019년 배송한 택배 상자 25억5000만 개의 운송장 정보를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해 내놨다. CJ대한통운이 지난해 배송한 택배 상자는 약 13억2000만 개. 국내 15세 이상 인구(2019년 4538만 명)가 1인당 연간 29개를 받은 셈이다. 상자(가로 35㎝ 기준)를 늘어놓으면 약 46만㎞에 달한다. 서울에서 부산(405㎞)을 569회 왕복하고, 지구(둘레 4만㎞) 11바퀴 하고도 절반을 더 돌 수 있는 거리다.
 
전국에서 택배를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은 경기 화성시였다. 지난해 1년간 총 2369만개를 이용했다. 이어 서울 강남(2114만), 경기 부천(1993만), 서울 송파(1837만), 경기 남양주(1665만), 서울 강서(1553만), 인천 서구(1466만), 서울 서초(1409만), 경기 분당(1403만), 경기 평택(1393만) 순이었다. 화성시의 택배 이용이 많은 이유는 젊은 가구가 많이 사는 대단지 아파트인 동탄 신도시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1인당(지역별 15세 이상 인구 기준) 이용 횟수는 서울 중구가 58.9회로 가장 높았다. 서울 강남(44.2회)과 대구 중구(41.9회), 서울 종로(40.9회) 등이 뒤를 이었다. 주로 직장 밀집 지역들이다.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배송이 이뤄지는 낮에 직장에서 택배를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택배를 통해 가장 많이 오간 제품은 식품(22%)이었다. 패션의류(20%)와 생활건강(18%) 제품이 그 뒤를 이었는데 이 세 가지만 해도 전체 물량의 60%가 넘었다. 이중 영양제는 전년보다 물량이 50% 늘었고 생수와 간편조리식(각각 46%) 물량 증가율도 높았다. 반려동물용 간식과 사료도 29% 증가했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건 ‘흑당’과 ‘마라’였다. 지난해 ‘흑당’과 ‘마라’의 택배 물동량은 전년 대비 각각 186배, 7배 증가했다. 지난해 5월 개봉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짜파구리’의 인기도 확인됐다. 영화 개봉 이후 레시피에 사용된 짜장라면의 월평균 물량은 207% 증가했고, 너구리라면 증가율은 393%였다.
 
한국인의 패션 취향은 ‘무채색’이지만 네온색 같은 강렬한 색상의 인기도 높아졌다. 패션 물량에선 검은색, 흰색, 회색 등 무채색 비중이 62%였다. 다만 전년도와 비교해 지난해 급격히 증가세를 보인 색상은 네온색(154%)와 오렌지색(107%)이었다. 1980년대 패션을 연상시키는 패션으로 뉴트로 트렌드와 맞물려 올해도 주목받을 것으로 꼽히는 색상이다.
 
패션 제품 중 눈에 띄게 물량이 늘어난 아이템은 ‘끈이 달린 작은 가방’이라는 뜻의 ‘사코슈백’이었다. 가볍고 간편하게 멜 수 있는 일종의 크로스백으로 전년보다 물량이 299% 늘었다. 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면서 편하고 실용적인 패션을 찾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취향이 반영됐다. 지난해 유행한 숏패딩(81%)과 ‘뽀글이’(양털 모양으로 북슬북슬하게 생긴 플리스·63%)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기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은 택배 시장에서도 인기 아이템이다. 콘서트 티켓이나 앨범이 판매되는 시기엔 아예 유통 지형을 뒤흔들어 놓을 정도다. 지난해 BTS 관련 굿즈(goods)는 전년보다 321% 늘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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