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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밥줄' 끊기나···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에 암울한 수출

중앙일보 2020.05.05 15:50
한국 경제 ‘밥줄’인 수출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요 수출국의 수요가 움츠러든 데다가 수출 1·2위 국인 중국과 미국이 코로나19 책임론을 시작으로 ‘2차 무역분쟁’에 불을 지피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며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중국에 1조 달러 규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며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중국에 1조 달러 규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지난 1월 양국이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봉합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발원했다고 주장하며, 중국에 1조 달러 규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해 중국 측의 반발을 샀다.
 
월별 수출 증감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월별 수출 증감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한국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최근 한국 무역은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이동제한(락다운)과 생산중단(셧다운)을 시행하며 급격한 부진을 겪고 있다. 4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감소했고,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99개월 만에 적자를 찍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 실적을 두고 “세계 금융위기, 사스·신종플루·메르스 등 바이러스 위기, 저유가 위기를 모두 아우르는 미증유의 복합 위기”라고 평가했다.  
 
 2018년부터 1년 6개월여 동안 이어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이미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을 입혔다. 5일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8년 14.1% 증가한 대(對) 중국 수출은 지난해 16% 급감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올 1~3월 역시 중국 수출액은 감소세를 유지했다. 미국으로의 수출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당초 정부는 2020년 수출 플러스 전환의 첫 번째 조건으로 미·중 무역 분쟁의 완화를 꼽았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올해 전망도 잿빛이다. 지난해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수출한 금액은 전체 수출액의 4분의 1(25.1%)에 이른다. 미국에는 전체 수출의 13.5%를 의지했다. 
 
 정부도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일 “감염병 확산의 책임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다시 무역갈등으로 재연될 조짐”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위협하고 있는 점은 세계 경제·금융시장의 또 다른 부담”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는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는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코로나19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책임론’ 논리가 더 많은 나라를 설득하며 무역 위기를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 중심의 세계 공급 사슬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이 중국에 진출한 기업에게 하는 경고”라며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이 다른 나라로 생산 기반을 옮기는 방법도 있겠지만, 타산이 맞지 않아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분쟁으로 예상되는 타격을 보완하기 위해 반도체·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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