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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총격 기사 공유했을 뿐인데 '반문 연예인'···참 이상한 낙인

중앙일보 2020.05.05 15:45

“나라를 걱정한 사람이 도리어 욕을 먹는 건 나라가 이상한 거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5일 정치색 논란에 휩싸인 걸그룹 베리굿 멤버 조현을 두고 한 말이다. 조현은 지난 3일 SNS에 북한군이 우리 군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해 우리 군이 대응 사격을 했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관련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이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냐”는 친문 지지층의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에 조현은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게시물을 내렸다.
 
아이돌 걸그룹 베리굿의 멤버 조현 [중앙포토]

아이돌 걸그룹 베리굿의 멤버 조현 [중앙포토]

 
하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조현은 총격이 나니까 이를 걱정한 것뿐”이라며 “그런데도 이를 정파적인 관점에서 북한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을 ‘나의 적’으로 보는 건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이런 비정상적인 현상에 대한 제어 목소리는 나(야당 의원)보다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내줘야 더 설득력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지난 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논란을 언급하며 “마녀사냥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군이 우리 쪽에 총을 쏜 건 팩트”라며 “기사를 왜 올렸냐고 따지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래서야 정부에 부정적인 기사를 어느 연예인이 올릴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송가인 콘서트 [중앙포토]

송가인 콘서트 [중앙포토]

 
최근엔 이처럼 연예인의 SNS나 유튜브 영상이 ‘정치색 논란’에 휘말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미스트롯' 우승자인 가수 송가인은 지난달 7일 중앙선관위 공식 유튜브에 ‘2020 국회의원 선거 잘 뽑고 잘 찍자’라는 영상에 푸른색 계열 의상을 입고 등장해 민주당 지지 의혹에 휘말렸다. 민주당 당색은 파란색이다. 이후 송가인 측은 “특정 정당을 지지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배우 조보아도 SNS에 올린 사진 한 장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지난달 10일 자신의 SNS에 총선 사전투표 인증 사진을 공개했다. 투표 도장이 찍힌 손으로 철쭉을 배경 삼아 ‘손 하트’를 만들어 보인 사진이었다.
 
직후 “꽃 색깔이 통합당 상징색(해피핑크)과 비슷하다”, “통합당을 지지하는 게 아니냐”는 공격을 받았다. 그후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다.
 
2년전엔 유재석도 비슷한 시비에 휘말렸다. 그는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파란색 모자와 신발, 청바지 차림으로 투표장에 나타났다가 인터넷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이에 보수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는 이를 언급하면서 “유재석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정치성향을 드러냈다”(지난해 12월)고 주장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개인의 일반적인 언행이나 취향까지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건 민주주의의 핵심인 다양성과 상호존중의 정신을 해치는 행위”라고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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