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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신라젠, 계약연장 이어 34억원 특혜 의혹

중앙일보 2020.05.05 14:08
신라젠. 연합뉴스

신라젠. 연합뉴스

지난해 8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아온 신라젠이 양산부산대병원에서 34억원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양산부산대병원은 국유 재산인 병원 공간 307평을 무상 대여해주는 대신 60억원을 기부받기로 했지만, 신라젠이 병원 측에 낸 비용은 26억원에 불과하다는 의혹이다.
 

병원공간 무상 제공 댓가…신라젠 60억원 기부키로
신라젠 기부금 26억원…면제받은 34억원 특혜 의혹
신라젠 “인건비 등 포함하면 34억원 보다 더 지급”
검찰 수사에도 지난 1월 병원-신라젠 1년 계약 연장

 5일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 체결한 ‘양산부산대병원·신라젠 공동연구 협약서’에서 신라젠은 올해 1월까지 총 60억원을 병원에 제공하기로 했다. 유전자 및 세포 치료센터(이하 치료센터)의 ‘공동연구·임상시험 비용’, ‘시설 공사비’, ‘병원 소속 연구진 교육비’, ‘병원 소속 연구진에 대한 대가’ 등 명목이다. 그 대가로 양산부산대병원은 국유 재산인 병원 건물 지하 1층 307평 공간을 신라젠에 무상으로 내줬다.  
 
 공동연구 협약서 체결 이후 신라젠은 2015년 치료센터 건립 비용으로 24억원을 냈다. 이어 2019년 6월 발전 후원금 명목으로 2억원을 병원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약 34억원은 지불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신라젠 측은 "치료센터 직원 인건비로 29억원, 치료센터 내 연구 장비 구매비로 10억원을 써서 총 65억원가량을 병원에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동연구 협약서의 취지와 다르다는 게 병원 측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양산부산대병원 관계자는 “공동연구 협약서에 명시된 인건비는 ‘병원 소속 연구진’이라고 분명히 명시돼 있다”며 “신라젠이 지불했다는 인건비는 치료센터 직원으로 병원 소속 연구진 인건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2015년 공동연구 협약서에는 2020년 1월 계약이 만료되면 신라젠이 시설과 장비를 모두 병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동연구 협약서가 1년 8개월 뒤인 2016년 9월 재작성 되면서 ‘연구 장비 등 연구 기자재는 제외한다’는 문장이 추가됐다. 치료센터 내 연구 장비 10억 원어치를 구매했고, 이를 병원 측에 기부한 비용으로 봐야 한다는 신라젠 측 해명과 배치된다.
양산부산대병원. 연합뉴스

양산부산대병원. 연합뉴스

 양산부산대병원과 신라젠의 유착 의혹은 2015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부산대병원 감사실은 "2015년 5월 치료센터를 감사한 결과 사업계획과 조직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이사회의 심의 의결을 받지 않고, 일상감사를 받지 않았다"며 공동연구 협약서는 무효로 사료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감사실은 공동연구협약서를 법과 규정에 맞게 다시 협약하라고 통보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해 국정감사에서도 유착 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은 "공동연구협약서가 신라젠에 전적으로 유리하게 체결됐다"며 ‘뒷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배 의원은 “공동연구협약서를 보면 ‘갑’인 양산부산대병원보다 ‘을’인 신라젠의 권한이 뚜렷한 근거 없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면 연구소 운영위원장을 신라젠이 지목하고, 연구공간을 신라젠이 단독으로 사용하고, 모든 연구 성과는 신라젠에 귀속된다”며 “양산부산대병원은 국립대병원이다. 이는 국유재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갖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양산부산대병원은 신라젠이 1년 더 치료센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계약을 연장했다. 신라젠은 지난해 8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서울남부지검은 수사에 착수한 지 9개월 만인 지난 4일 신라젠의 이용한 전 대표, 곽병학 전 감사를 구속기소 했다.
 
 곽상도 의원은 “상식적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기업과 재계약한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검찰은 신라젠이 양산부산대병원으로부터 받는 각종 특혜의 배경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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