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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국토부, '항공의 유엔' 이라는 ICAO 전담팀 신설한 까닭은

중앙일보 2020.05.05 12:14
항공의 유엔이라고 불리는 ICAO 로고. [출처 ICAO 홈페이지]

항공의 유엔이라고 불리는 ICAO 로고. [출처 ICAO 홈페이지]

 "항공 분야의 UN".

 
 1947년 창설된 국제민간항공기구(ICA0,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의 별칭이다. 처음 52개국이 모여서 ICAO의 창설을 논의한 지 70여년이 흐른 지금 ICAO 회원국은 193개국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1952년에 가입했다. 

ICAO 내에서도 이사국이 큰 영향력
이사국은 파트 1~3까지 나뉘어 있어

파트 1, 2가 입김 세, 우리는 파트 3
한국의 국제항공 위상은 파트 1 수준

국토부, 파트 상향 위한 전담팀 신설
"우리 위상 걸맞는 영향력 확보" 목표

 
 UN 산하 항공전문기구인 ICAO는 그 규모만큼이나 국제항공 분야에서 미치는 영향이 막강하다. 국제항공·안전에 관한 기술 표준과 규칙을 정하고, 항로 등 각종 항공 관련 분쟁과 회원국 간 이해관계를 조정한다. 
 
 이런 막강한 영향력의 중심에 있는 게 이사회로 ICAO의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ICAO 이사국은 모두 36개 국가며 파트Ⅰ,파트Ⅱ, 파트Ⅲ로 나뉘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처음 이사국에 진출한 뒤 7선에 성공했고, 파트 Ⅲ에 소속돼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처음으로 ICAO 이사국에 당선된 뒤 7선에 성공했다. [뉴시스]

우리나라는 2002년 처음으로 ICAO 이사국에 당선된 뒤 7선에 성공했다. [뉴시스]

 
 ICAO와 국토부에 따르면 파트Ⅰ은 항공운송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있는 국가들이 들어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등 11개국이다. 파트Ⅱ는 항행안전설치로 국제항공분야에 기여한 국가들이 소속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파트Ⅰ에는 못 미치나 항공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이 크고, 대부분 영토가 넓은 나라들이 포함된다"고 설명한다. 아르헨티나, 인도, 싱가포르, 스페인 등 12개국이다. 
 
 파트Ⅲ는 나머지 국가 중에서 세계의 모든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나라가 포함된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그리스, 아랍에미리트, 파라과이, 수단 등 13개국이 들어있다. 
 
 이사국은 각 파트별 선거를 통해 선출되며 일단 이사국이 되면 규정상 파트와 관계없이 동일한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속사정은 좀 다르다. 현실적으로 파트Ⅰ이나 파트Ⅱ가 파트Ⅲ에 비해 높게 인식되며 자연스레 영향력도 더 크다는 게 항공업계 설명이다. 게다가 선거를 한다지만 파트Ⅰ과 파트Ⅱ는 기득권 유지를 위해 가급적 특별한 경합 없이 기존 이사국을 재선출하는 게 관례다. 
ICAO 이사국 현황. [자료 국토교통부]

ICAO 이사국 현황. [자료 국토교통부]

 
 그러다 보니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은 1947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파트Ⅰ을 유지하고 있다. 소련(현 러시아)도 74년 파트Ⅰ이사국이 된 이후 줄곧 그 자리를 지킨다. 중국은 74년 파트Ⅱ 이사국이 됐으며 2004년 파트Ⅰ으로 올라섰다. 반면 파트Ⅲ는 선거 경합은 훨씬 치열하지만, 그 영향력이나 발언권은 처지는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계속 파트Ⅰ이나 Ⅱ로 올라설 기회를 찾고 있었다. 마침 지난 2016년 열린 ICAO 총회에서 이사국 정수를 현재 36개에서 40개로 늘리는 안이 결정됐다. 회원국 전체의 2/3가 비준하면 시행되는데 통상적인 전례를 비춰보면 10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보고 있다. 
 
 이사국 정수확대가 비준되면 파트별 이사국 정수도 논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토부는 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파트Ⅰ이나 Ⅱ의 정수가 늘어나면 여기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항공규모. [자료 국토교통부]

우리나라 항공규모. [자료 국토교통부]

 
 사실 국제항공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상당한 수준이다. 항공운송 규모는 세계 6위 수준이며, 국가별 GDP(국내총생산)와 항공운송량을 기초로 산출하는 ICAO 분담금도 11번째로 많이 내고 있다. 
 
 이러한 파트 상향 조정과 영향력 확대를 위해 국토부가 처음으로 'ICAO 전략기획팀'을 만들기로 했다. ▶국제항공협력에 관한 종합전략을 수립하고 ▶이사회, 항행위원회 등 ICAO 현안에 대응하고 ▶국제 네트워크 강화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팀장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ICAO 분담금 현황. [자료 국토교통부]

ICAO 분담금 현황. [자료 국토교통부]

 
 김상수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과장은 "다른 과로 나뉘어 있던 국제항공협력업무를 이관받아서 국제항공분야의 정책과 기준, 대외협력 등의 분야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계획대로 우리나라가 파트 상향에 성공하게 된다며 그만큼 항공분야에서 위상이 높아지는 건 물론 실질적으로 ICAO의 정책을 우리에게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ICAO 전략기획팀 출범을 계기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재정비하고, ICAO 이사국 파트 상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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