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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물 부은 계모, 배고파 화장지 먹은 4살···中 울린 아동 학대

중앙일보 2020.05.05 11:06
중국에서 최근 잇따라 터진 두 건의 아동 학대 소식에 중국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4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올해 네 살의 판판(凡凡)은 지난 4월 7일부터 23일까지 17일 동안 무려 세 번이나 병원 신세를 지어야 했다.
 

부모 구타 17일간 세번 입원한 판판
온몸 상처투성이에 머리 다쳐 의식불명
후난성, 6세 아들 교육하던 ‘방망이 아버지’
아내 신고로 더는 아들에 접근 못하게 돼

부모에 맞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기 전의 네 살 꼬마 판판의 귀여운 모습. 현재 중국 헤이룽장성 자무스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부모에 맞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기 전의 네 살 꼬마 판판의 귀여운 모습. 현재 중국 헤이룽장성 자무스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헤이룽장(黑龍江)성 젠산장(建三江) 창업농장에 사는 판판이 처음으로 집 근처 푸진(富錦)의 한 병원을 찾은 건 지난 4월 7일. 앞니가 부러지고 윗입술이 터졌으며 이마엔 병뚜껑만 한 크기의 혈흔까지 보였다.
 
놀란 간호사가 경찰에 신고하자 계모 취팅팅(曲婷婷)은 판판을 데리고 바로 병원을 빠져나갔다. 엿새 후인 4월 13일 이번엔 아버지 위촨룽(于傳龍)과 계모가 판판과 함께 젠산장 의원을 찾았다.
 
판판은 이 병원에서 4월 22일까지 열흘 동안 입원했다. 병원 측은 엑스레이 등을 찍고 아동 학대가 의심되자 역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병원 두 곳 모두 경찰에 알렸다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경찰 조사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4월 8일 병원을 찾았을 때 찍은 판판의 모습. 얼굴과 몸 등 도처에 상처가 가득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지난 4월 8일 병원을 찾았을 때 찍은 판판의 모습. 얼굴과 몸 등 도처에 상처가 가득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더 큰 비극은 이튿날 발생했다. 22일 퇴원한 판판이 23일 오전 6시 젠산장 의원 응급실로 실려 온 것이다. 입에서 거품까지 흘리는 판판은 이미 혼수상태였다. 응급실 진단에 따르면 뇌수종 등 머리 곳곳이 큰 상처를 입었다.
 
병원은 경찰에 다시 신고했고 이날 비로소 판판의 부모에 대한 경찰의 조사가 이뤄졌고 이들은 29일 고의 상해죄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판판은 아버지가 이혼한 후 조부모 슬하에서 살았다. 한데 2019년 9월 위촨룽이 취팅팅과 재혼했다. 취팅팅 입장에선 세 번째 결혼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결혼 4개월 후 판판을 키우겠다며 데려왔다. 
 
판판의 아버지 위촨룽은 고의 상해죄로 경찰에 체포됐다. 손과 빗자루 등으로 판판을 구타했다고 한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판판의 아버지 위촨룽은 고의 상해죄로 경찰에 체포됐다. 손과 빗자루 등으로 판판을 구타했다고 한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이후 지속적인 학대가 가해진 것으로 이웃 주민들은 전했다. 판판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데 우는 목소리를 늘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를 달래지 그러냐”는 이웃의 말에 취팅팅은 “애가 좀 모자라고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한다”고 투덜댔다고 한다.
 
지난 1월의 어느 날엔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무려 네 시간 동안 혼나며 얻어맞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 이웃은 말했다. “손바닥이 아니라 발바닥을 때려야 표가 안 난다”고 한 취팅팅의 말을 들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 조사에서 취팅팅은 판판이 장난이 심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러 차례 구타했으며 끓은 물을 붓기도 했다. 아버지 위촨룽도 손이나 빗자루로 판판을 때렸다.
 
판판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먹을 것을 제대로 갖다 주지 않아 판판이 병원 화장실의 화장지를 뜯어먹는 일까지 생겼다. 이에 의사와 간호사 모두 분노했고 의사 중 한 명이 자신의 친구인 리펑(李峰)에게 이 같은 일을 알렸다.
 
리펑은 이 같은 사실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난달 23일 다친 판판의 사진 여러 장을 인터넷에 올렸다. 사회 고발에 나선 셈이다. 중국 네티즌이 들끓기 시작했고 이튿날 판판의 이야기는 중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됐다.
 
판판의 계모 취팅팅. 판판에 끓는 물을 붓는가 하면, 머리를 붙잡고 벽에 부닥치게 하는 등 구타를 일삼았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판판의 계모 취팅팅. 판판에 끓는 물을 붓는가 하면, 머리를 붙잡고 벽에 부닥치게 하는 등 구타를 일삼았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두 차례 병원 신고에도 꿈쩍 않던 중국 경찰의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달 23일 병원에 실려 온 판판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판판은 현재 자무스(佳木斯)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모 장팅(張婷)과 할아버지가 돌보고 있으나 아직도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사회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방망이 아버지’ 리촹은 ’방망이에서 효자가 나온다“는 신념 아래 아들을 방망이로 다스렸다. 또 아들이 공부할 때는 머리카락을 묶어 들보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졸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방망이 아버지’ 리촹은 ’방망이에서 효자가 나온다“는 신념 아래 아들을 방망이로 다스렸다. 또 아들이 공부할 때는 머리카락을 묶어 들보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졸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중국 신경보망 캡처]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선 “방망이에서 효자가 나온다”는 신념 아래 여섯 살 아들을 방망이로 훈육한 속칭 ‘방망이 아버지’가 아내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혀 더는 이 같은 엉터리 교육을 하지 못하도록 처분을 받는 일도 발생했다.
 
문제의 40세 아버지 리촹(李闖)은 스스로 매 맞으며 자란 경험을 토대로 아들에다 방망이 교육을 가하는가 하면, 아들이 공부할 때 머리카락을 끈으로 묶어 들보에 고정하는 방법으로 졸지 못하게 하는 등 옛날이야기에나 나올법한 훈육 방법을 썼다.
 
또 아들에게 머리로 담장을 들이받게 하는 이른바 ‘철두공(鐵頭功)’까지 연마하게 하자 참다못한 아내가 경찰에 신고했고 마침내 지난달 28일 창사의 톈신(天心)구 법원은 리촹에게 더는 아들을 겁주지도, 접촉도 하지 말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같은 일에 대해 중국 사회에선 이젠 아동 학대를 가정의 문제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경찰에 신고해 사회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에 남편의 폭력을 신고한 리촹 아내의 용기를 칭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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