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3월 경북 포항 죽도시장에 거래를 앞둔 오징어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 직장인 이선민(44) 씨는 요즘 횟집을 찾는 대신 배달 앱을 통해 회를 주문해 집에서 먹는다. 그는 “해산물은 신선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간 배달을 꺼려왔다”면서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에서 고품질 횟감을 판다는 광고를 보고 주문해봤는데 당일 배송이 되고 신선도도 괜찮더라. 회 생각이 날 때 종종 배달 주문해 집에서 즐긴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수협 본사 앞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수산물 소비위축 극복 광어회 반값 할인 드라이브 스루 한정 판매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로 수산물 소비패턴도 변화
롯데마트에 따르면 껍질 벗긴 새우의 매출은 2018년 전년 대비 480.6% 신장한 데 이어 지난해엔 51.0%, 올해 4월 20일까지 29.4% 늘었다. 손질 오징어의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52.8%, 올해 4월 20일까지 전년 대비 251.4% 매출이 늘었다.

껍질 벗긴 새우. 감바스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면서 손질의 불편함을 덜어낸 상품 판매량이 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마트에선 손질 수산물이 효자 상품 등극

손질 오징어. 사진 롯데쇼핑
그는 이어 “기존 판매 상품과 선도는 똑같지만, 겉면에 약간 상처가 나 경매가가 낮은 트롤 오징어를 싸게 수매해 손질해 판매하고 있다”며 “손질 수산물의 수요와 매출이 늘면서 고등어·갈치·전복 등 손질 수산물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이 동원산업과 함께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지난 2018년 진행한 '북대서양 참다랑어 해체쇼'. 연합뉴스
참치회·훈제연어도 배달시켜 먹는다
동원산업은 배달을 통해 회를 즐기는 소비 형태가 확산하면서 주문배달 시스템도 강화했다. 최근 횟감배달 전문 프랜차이즈인 ‘참치라이더’와 협업해 참치회 배달도 시작했다. 동원산업이 공급한 횟감을 참치라이더가 주문과 배송을 담당하는 형태다.
동원 측은 직접 배달 체계도 강화한다. 소비자가 전화나 온라인으로 횟감을 주문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지역 거점 매장에 있는 횟감을 포장해 배달하는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동원산업 측은 “수산물에 대한 언택트 소비가 확산하면서 온ㆍ오프라인 유통 채널별로 맞춤 마케팅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며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수산물을 소비자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유통 경로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수협중앙회가 최근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소비 절벽으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돕기 위해 지난 3월 수산물을 할인 판매했다. 뉴스1
수산물도 온라인으로 사 먹어도 괜찮아
이에 따라 수산물 온라인 배송 전문업체도 성업 중이다. 당일 아침 손질한 수산물을 저녁 7시까지 배송하는 ‘오늘회’, 수산물 시세 정보를 제공하고 배송 연계 서비스도 제공하는 ‘인어교주해적단’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드라이브 스루 수산물 판매' 행사에서 수협 관게자가 구매를 위해 줄을 서있던 시민들을 향해 매진을 알리고 있다. 판매되는 광어회 실중량은 450g 가량으로 2~3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분량이며 1kg(손질전 무게 기준)을 1만5000원에 드라이브 스루로 1일 50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 뉴스1
드라이브 스루 인기 끌자 너도나도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등과 더불어 생산자-도매상-소매상-소비자의 전통적 유통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수산물 유통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도 “하지만 유통 단계를 줄일 경우 기존 수산물 소매업계 수익에 영향이 불가피해 상생이란 과제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