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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감주문 오면 라이더 '부릉'···참치회·연어도 배달시켜 먹는다

중앙일보 2020.05.05 06: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3월 경북 포항 죽도시장에 거래를 앞둔 오징어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3월 경북 포항 죽도시장에 거래를 앞둔 오징어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 평소 해산물을 많이 먹는 유지선(38) 씨는 최근 껍질 벗긴 새우나 오징어와 같은 손질된 수산물 구매가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이 줄고 집밥을 먹는 일이 많아지면서 해산물 요리를 만드는 빈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 씨는 “집밥 메뉴는 다양화하고 싶은데 해산물은 식자재 손질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껍질 벗긴 새우 제품을 구매해서 샐러드 등을 만들 때 활용하니 간편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 직장인 이선민(44) 씨는 요즘 횟집을 찾는 대신 배달 앱을 통해 회를 주문해 집에서 먹는다. 그는 “해산물은 신선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간 배달을 꺼려왔다”면서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에서 고품질 횟감을 판다는 광고를 보고 주문해봤는데 당일 배송이 되고 신선도도 괜찮더라. 회 생각이 날 때 종종 배달 주문해 집에서 즐긴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수협 본사 앞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수산물 소비위축 극복 광어회 반값 할인 드라이브 스루 한정 판매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수협 본사 앞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수산물 소비위축 극복 광어회 반값 할인 드라이브 스루 한정 판매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로 수산물 소비패턴도 변화

코로나19가 수산물 소비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대형마트에선 손질된 수산물 매출이 급증했고, 수산물 온라인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건강에 대한 걱정으로 야외 활동을 줄이고 집밥을 해 먹는 수요가 증가했고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산에 따른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한 데다가 ▶냉장ㆍ냉동 배송 기술의 발달 등이 수산물 소비 패턴의 급격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껍질 벗긴 새우의 매출은 2018년 전년 대비 480.6% 신장한 데 이어 지난해엔 51.0%, 올해 4월 20일까지 29.4% 늘었다. 손질 오징어의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52.8%, 올해 4월 20일까지 전년 대비 251.4% 매출이 늘었다.   
껍질 벗긴 새우. 감바스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면서 손질의 불편함을 덜어낸 상품 판매량이 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껍질 벗긴 새우. 감바스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면서 손질의 불편함을 덜어낸 상품 판매량이 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마트에선 손질 수산물이 효자 상품 등극 

새우의 경우 구이 중심의 요리에서 벗어나 샐러드나 감바스와 같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면서 손질의 불편함을 덜어낸 상품의 매력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 수산팀은 늘어나는 수요와 트렌드에 맞춰 베트남 대형 공급사를 확보해 껍질 벗긴 새우 수입 단가를 낮추는 등 소비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오징어도 손질이 어려운 껍질과 내장을 제거한 제품이 효자 상품이 됐다.   
손질 오징어. 사진 롯데쇼핑

손질 오징어. 사진 롯데쇼핑

이병화 롯데마트 수산팀 MD는 “지난해 오징어 조업량이 줄면서 냉동 오징어 가격이 경매가 기준 20~30% 정도 폭등했다”며 “오징어 판매 운영안에 대해 고민하다 고객이 오징어 손질 요청이 많다는 것과 매장 인력 구조가 열악해지면서 개별적인 손질 요청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것에 착안해 손질 오징어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 판매 상품과 선도는 똑같지만, 겉면에 약간 상처가 나 경매가가 낮은 트롤 오징어를 싸게 수매해 손질해 판매하고 있다”며 “손질 수산물의 수요와 매출이 늘면서 고등어·갈치·전복 등 손질 수산물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이 동원산업과 함께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지난 2018년 진행한 '북대서양 참다랑어 해체쇼'. 연합뉴스

현대백화점이 동원산업과 함께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지난 2018년 진행한 '북대서양 참다랑어 해체쇼'. 연합뉴스

참치회·훈제연어도 배달시켜 먹는다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수산물 온라인 판매도 크게 느는 추세다. 수산물 배송 전문 쇼핑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세계 참치 1위인 동원산업도 온라인 판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동원산업은 지난달 말부터 쿠팡을 통해 참치회와 훈제연어 제품 5종에 대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쿠팡 새벽 배송을 통해 동원산업의 고품질 횟감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동원산업은 배달을 통해 회를 즐기는 소비 형태가 확산하면서 주문배달 시스템도 강화했다. 최근 횟감배달 전문 프랜차이즈인 ‘참치라이더’와 협업해 참치회 배달도 시작했다. 동원산업이 공급한 횟감을 참치라이더가 주문과 배송을 담당하는 형태다. 
 
동원 측은 직접 배달 체계도 강화한다. 소비자가 전화나 온라인으로 횟감을 주문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지역 거점 매장에 있는 횟감을 포장해 배달하는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동원산업 측은 “수산물에 대한 언택트 소비가 확산하면서 온ㆍ오프라인 유통 채널별로 맞춤 마케팅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며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수산물을 소비자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유통 경로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수협중앙회가 최근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소비 절벽으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돕기 위해 지난 3월 수산물을 할인 판매했다. 뉴스1

수협중앙회가 최근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소비 절벽으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돕기 위해 지난 3월 수산물을 할인 판매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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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도 온라인으로 사 먹어도 괜찮아 

이처럼 온라인 플랫폼에서 수산물 판매가 이뤄지고, 판매 채널도 다양화되면서 수산물 온라인 구매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도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직후 대형 소매점의 수산물 주간 매출액은 5% 줄었지만, 온라인 매출은 30% 늘었다.  
 
이에 따라 수산물 온라인 배송 전문업체도 성업 중이다. 당일 아침 손질한 수산물을 저녁 7시까지 배송하는 ‘오늘회’, 수산물 시세 정보를 제공하고 배송 연계 서비스도 제공하는 ‘인어교주해적단’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드라이브 스루 수산물 판매' 행사에서 수협 관게자가 구매를 위해 줄을 서있던 시민들을 향해 매진을 알리고 있다. 판매되는 광어회 실중량은 450g 가량으로 2~3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분량이며 1kg(손질전 무게 기준)을 1만5000원에 드라이브 스루로 1일 50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 뉴스1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드라이브 스루 수산물 판매' 행사에서 수협 관게자가 구매를 위해 줄을 서있던 시민들을 향해 매진을 알리고 있다. 판매되는 광어회 실중량은 450g 가량으로 2~3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분량이며 1kg(손질전 무게 기준)을 1만5000원에 드라이브 스루로 1일 50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 뉴스1

드라이브 스루 인기 끌자 너도나도 

드라이브 스루 행사가 좋은 반응을 이끌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새 수산물 유통 방법을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수산물 판매 확대를 위해 온라인이나 언택트 판로 개척에 적극적이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는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신선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드라이브 스루 판매 행사를 진행해 모둠회와 민물장어, 송어, 멍게 등 4700접시를 팔아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노량진수산시장과 수협 강서공판장도 수산물 드라이브 스루 판매 행사를 잇따라 열어 호응을 얻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등과 더불어 생산자-도매상-소매상-소비자의 전통적 유통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수산물 유통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도 “하지만 유통 단계를 줄일 경우 기존 수산물 소매업계 수익에 영향이 불가피해 상생이란 과제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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