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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2시 한강공원 주차장 '만차'···"거리두기" 방송은 머쓱했다

중앙일보 2020.05.05 05:00
4일 오후 2시30분쯤 여의도 한강공원이 나들이객들로 가득 차 있다. 권혜림 기자

4일 오후 2시30분쯤 여의도 한강공원이 나들이객들로 가득 차 있다. 권혜림 기자

“주차 가능하다고 돼 있는데 왜 자리 없어요?”
 
4일 오후 2시 30분, 26˚C의 초여름 날씨를 기록한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은 ‘만차’였다. 주차가 가능하다는 사인을 보고 차량이 계속 들어섰지만 다시 돌아 나오는 차가 대부분이었다. 주차 관리 요원은 근처 다른 주차장으로 가라고 안내했다. 4월부터 이곳 주차 관리를 맡아왔다는 남성은 “4월엔 차량이 지금의 3분의 1 정도였는데 연휴 시작 후 사람이 많아졌다”며 “오후 2~3시쯤 사람이 특히 많이 몰린다”고 했다.
 

‘그늘막 텐트’ 가득 찬 한강공원  

여름을 알리는 절기 '입하(立夏)'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뉴스1

여름을 알리는 절기 '입하(立夏)'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뉴스1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을 이틀 앞둔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환경 보호차원에서 지정한 ‘그늘막 텐트 금지구역’을 제외한 모든 구역에 텐트들이 촘촘히 들어찼다. 가족·커플 단위가 주를 이뤘으며,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나들이를 나온 모습도 많이 포착됐다.
 
손녀와 나들이를 나온 윤모(68)씨는 “경북에 사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내내 경북을 벗어나질 못하다가 연휴 맞아 아들 보러 왔다”며 “어린이날인 내일은 더 복잡할 것 같아서 오늘 나왔다”고 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을 방문한 나들이객은 대부분 "밀폐된 공간보다는 안전하니까 한강으로 왔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동네친구들과 한강 공원을 찾은 70대 김모씨는 돗자리 가득 집에서 챙겨온 먹거리를 펼쳐 보였다. 그는 “우리는 나이가 많아서 코로나19 때문에 위험해질까봐 2개월 반 만에 만났다”며 “너무 상쾌하고 좋다. 코로나19가 진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조심해야할 때라 야외를 택했다”고 말했다.
 
친구 3명과 공원을 찾은 정모(20)씨는 “대학 새내기라 한참 동기들하고 친해질 때인데, 온라인 개강 때문에 얼굴도 한 번 본적이 없어 옛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러 나왔다”며 “확진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배달음식을 주문한 뒤 픽업하는 장소인 ‘배달존’에는 끊임없이 오토바이가 밀려들었다. 치킨, 떡볶이, 피자까지 다양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오토바이가 분주하게 오갔다.  
 
공원 방송에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잠시 멈춤 캠페인’ 안내가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방문객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또 ‘그늘막도 사회적 거리가 유지되어야 합니다’라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붙어있었지만 텐트는 대부분 나무 그늘이 진 서늘한 곳에 집중적으로 몰려있었다.
 
4년째 한강공원에서 돗자리를 대여‧판매하고 있다는 박모(60)씨는 “벚꽃 대목인 3~4월에 코로나19 때문에 아예 장사를 못했는데 황금연휴 전후로 확실히 방문객이 늘었다”며 “돗자리나 텐트 대여 횟수는 여전히 (예전처럼) 많지 않은데, 코로나19 때문에 위생문제로 대여하는 걸 피하거나 차라리 걷는 쪽을 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쇼핑 장소도 ‘북적’

4일 오후4시 손님들로 북적이는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모습. 권혜림 기자

4일 오후4시 손님들로 북적이는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모습. 권혜림 기자

고속터미널 지하상가는 ‘쇼핑족’들로 붐볐다. 쇼핑몰이 오랜만에 손님들로 활기를 띠자 매장 여기저기서는 ‘세일’을 외치며 앞 다퉈 호객행위를 했다.
 
의류매장을 운영 중인 배모(50)씨는 “지난주부터 조금씩 손님이 늘었다. 코로나19가 극심할 때는 이 앞 광장 의자에 어쩌다 한분만 앉아 있었다”며 “완전히 회복됐다고 볼 순 없지만 손님이 엄청 많아졌다”고 했다. 인근 주민인 김모(31)씨는 “코로나19 이후 출퇴근하며 역을 이용할 때 쇼핑몰을 지나치는 동선은 최대한 피했다”면서 “이제는 마스크를 쓰면 쇼핑을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고속터미널 신세계 백화점 입구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객들이 출입이 막혀 머쓱하게 돌아섰다. 백화점 보안요원은 “마스크 안 쓰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마스크 착용을 안 하면 출입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건강식품 코너엔 특히 사람이 몰렸다. 배송 주문을 받고 분주하게 포장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케이크 매장 점원은 “이곳은 버스터미널도 있고 특히 유동인구가 많지 않냐. (백화점에) 확진자도 4~5명이 다녀가 그동안 매장 영업에 차질이 있었는데 이제 거의 회복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안정됐다고 보고, 오는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런 변화가 위험이 없어졌다거나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는 신호로 잘못 받아들여져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더 이상 사회적 비용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방역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경제·사회활동을 재개하는 절충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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