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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된 '고글 자국'…우리 엄만 자랑스런 대구 간호사입니다

중앙일보 2020.05.05 00:02 종합 1면 지면보기

“얼굴이 많이 눌렸네. 엄마 다쳤어? 힘들지?”

대구 동산병원 채현지 간호사와 딸 윤수아(11)양과 아들 시우(9)군이 3일 영상통화를 했다. 아이들은 휴일에도 환자 곁을 지키는 엄마에게 하트를 그리며 ’파이팅’을 외쳤다. 송봉근 기자

대구 동산병원 채현지 간호사와 딸 윤수아(11)양과 아들 시우(9)군이 3일 영상통화를 했다. 아이들은 휴일에도 환자 곁을 지키는 엄마에게 하트를 그리며 ’파이팅’을 외쳤다. 송봉근 기자

 
고글을 눌러쓰고 환자를 돌보다 병실을 나오던 채현지(41) 간호사가 함빡 웃었다. 영상통화 화면에 등장한 두 아이의 얼굴과 고글 자국에 대한 깜찍한 위로 때문이었다. 채 간호사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에 이어 4일 세 번째로 국내 발생 신규 환자가 0명을 기록하는 등 상황은 호전 중이지만, 동산병원 의료진은 어린이날 등 휴일도 잊은 채 진료에 매달리고 있다.

수아·시우의 특별한 어린이날
대구 코로나 병동 간호사의 초등생 딸·아들
“얼굴 많이 눌렸네, 힘들지? 엄마 자랑스러워”
어린이날 보내는 응원에 엄마는 힘이 납니다

 
채 간호사 얼굴에 생긴 고글 자국. [뉴스1]

채 간호사 얼굴에 생긴 고글 자국. [뉴스1]

채 간호사에게 올해 어린이날은 더욱 뜻깊다. 그는 “혹시나 주변에서 우리 아이들을 멀리할까 봐 코로나19 병동 근무 사실도 숨겼다. 아이들에게 죄인 아닌 죄인이 된 셈이라 가슴이 아팠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하지만 자녀들은 기특하게도 “엄마가 멋지다. 엄마가 자랑스럽다”고 응원했고, 채 간호사는 더욱 용기백배할 수 있었다.
 
채 간호사는 입원 중인 코로나19 어린이 환자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엄마·아빠 많이 보고 싶을 텐데, 열심히 약 잘 먹고 힘내자. 이겨낼 수 있어.” 지난달 31일 현재 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 환자는 누적 507명이며 이 중 88명이 여전히 입원 등 격리 상태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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