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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7조원대 미국 호텔 안 사” 안방보험에 계약해지 통보

중앙일보 2020.05.05 00:02 종합 13면 지면보기
미래에셋이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매매하기로 계약한 미국 내 15개 호텔. [사진 안방보험]

미래에셋이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매매하기로 계약한 미국 내 15개 호텔. [사진 안방보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중국 안방보험(현 다자보험)과 체결한 7조원대의 미국 호텔 매매계약이 결국 깨졌다.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의 책임으로 계약이 깨졌으니 계약금 7000억원을 돌려달라는 입장이다. 반면 안방보험은 “미래에셋이 핑계를 대고 있다”며 미국 법원에서 제기한 소송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 “호텔 부채 등 제때 공개 안해”
안방 “핑계 대지 말고 계약 지켜라”

미래에셋은 4일 “미국 호텔 매매계약에 대한 해지 통지서를 지난 3일 발송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에 58억 달러(약 7조1000억원)를 주고 미국 9개 도시의 15개 호텔을 사들이기로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는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호텔 등이 포함됐다. 당시 미래에셋은 매매 대금의 10%를 보증금(계약금)으로 맡겼다.
 
원래 이 거래는 지난달 17일 미래에셋이 잔금을 치르고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미래에셋은 4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매도인 측은 호텔 가치를 손상하는 다양한 부담 사항과 부채를 적시에 공개하지 않았고 면책하지 못했으며 계약상 요구사항에 따른 정상적인 호텔 운영을 지속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래에셋은 이런 문제가 15일 기한 안에 해결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지난달 17일 안방보험에 통보했다. 이 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생겼다는 게 미래에셋의 입장이다.
 
안방보험은 “전형적인 매수인의 변심”이라며 “미래에셋이 계약 종결 의무를 회피하려고 한다”고 맞섰다. 안방보험은 지난달 27일 미래에셋을 상대로 계약이행을 완료하라며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소송을 냈다. 안방보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간을 더 달라는 미래에셋의 요청을 선의로 수용하려고 했지만 단지 핑계였다. (미래에셋은) 체결한 거래에서 빠져나갈 시간만 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방보험의 국내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에서 열거한 문제들은 계약을 불성립시킬만한 중대한 요인이 아니다. 이를 이유로 (계약) 해지 통보를 하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 근거가 없다는 것이 안방보험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은 “이번 사안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희망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도인(안방보험)이 이미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화를 하고 있어 (미래에셋도)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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