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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걸릴까 무서워...담배 끊는 사람 영국서만 수십만명"

중앙일보 2020.05.04 21:0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영국에서만 수십만명이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금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달 초 서울 시내의 한 흡연부스 모습. [뉴스1]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금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달 초 서울 시내의 한 흡연부스 모습. [뉴스1]

 
4일(현지시간) 영국 일단 가디언에 따르면 조사업체 유고브(Yougov)와 금연운동단체 '애쉬(ASH·Action on Smoking and Health)'가 영국 내 흡연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2%가 '코로나19에 걸릴까 걱정돼 금연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는 현재 담배를 끊기 위해 노력 중이고, 36%는 코로나 이후 흡연량을 줄였다고 답했다. 또 27%는 앞으로 금연할 의향이 높다고 밝혔다.
 
해당 통계를 영국 내 전체 흡연자로 확대하면 약 13만명이 코로나19 사태로 금연을 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약 55만명은 추가로 금연을 시도하고 있으며, 240만명이 흡연량을 줄인 셈으로 나타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는 최근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감염을 우려한 흡연자들이 금연을 시도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한국 보건당국 등은 “흡연자는 폐 기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흡연자를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포함했다. 흡연에 노출되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뿐 아니라, 감염됐을 경우 호흡부전 등에 빠질 위험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로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된 사람들도 있었다. 현재 금연했다고 밝힌 응답자 중 4분의 1은 '이후에도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지만, 전체 응답자의 4%는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흡연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 당국과 금연단체들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지금은 금연에 적기"라며 반기고 있다. ASH 대표이자 런던 임피리얼칼리지의 호흡기 전문의인 닉 홉킨슨 박사는 "흡연은 면역 체계를 약화시켜 감염을 퇴치하는 신체 능력을 저하시킨다"면서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코로나19 환자들과 흡연 습관이 관련 있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연은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다른 건강문제에 대한 위험을 빠르게 떨어뜨린다"면서 "지금과 같이 다들 (감염 우려로) 병원을 피하고 싶어하는 시기에 (금연은) 특히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의 금연 운동인 '#QuitforCOVID'를 이끌고 있는 영국 브리스톨 지역 의사 찰리 켄워드는 "금연은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동"이라면서 "금연하기에 지금처럼 좋은 시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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