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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싸움 중 폭행한 60대… 아내 사망에도 2년형 받은 이유

중앙일보 2020.05.04 19:06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2014년 3월 28일 A씨의 아내 B씨는 밖에서 술을 마신 뒤 오후 11시쯤 귀가했다. B씨가 술에 취해 들어오는 것을 본 A씨는 화를 냈다. A씨는 평소 아내가 산악회 등 모임이 잦은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왜 가정에 소홀하냐”는 A씨의 지적에 말다툼이 시작됐고 A씨는 결국 주먹을 들었다. 그는 주먹으로 아내의 가슴 부위를 수십 차례 때렸다. A씨의 폭력에 B씨는 두개골이 골절되고 뇌와 경막 사이를 이어주는 혈관이 파열됐다.
 
뇌에 급성 출혈이 발생한 B씨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충북 충주시에 있는 한 요양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게 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B씨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머리에 입은 손상으로 인해 심부전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급성 폐렴에 의한 호흡 장애도 보였다. 상태가 계속 악화한 B씨는 지난해 8월 17일 오후 5시25분쯤 결국 사망했다. A씨의 폭행이 있은 지 5년 반이 지난 시점이었다. 지난 1월 A씨는 상해 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김상우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생명을 앗아가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으므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A씨의 환경, 범행 동기, 경위, 범행 후 정황을 고려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상우 재판장은 “A씨가 자신의 배우자인 B씨를 폭행해 생명을 잃게 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라면서도 “A씨가 범행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를 5년 넘게 돌본 점, B씨의 자녀, 모친, 언니가 A씨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판결 후 A씨는 항소의 뜻을 밝혔고 검찰도 A씨에 이어 항소장을 제출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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