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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미국·중국보다 코로나19 피해 두배 큰 이유는?

중앙일보 2020.05.04 15:21
니혼게이자이신문 분석에 따르면, 일본·유럽·미국·중국 중에서 일본이 코로나19 경제 쇼크를 가장 많이 받았다. [EPA=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 분석에 따르면, 일본·유럽·미국·중국 중에서 일본이 코로나19 경제 쇼크를 가장 많이 받았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가 항공·자동차 산업 비중이 큰 일본·유럽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은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정보기술(IT) 기업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수혜를 보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은 가장 먼저 경제를 재가동한 덕분에 순이익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  
 

운송·제조업 비중 큰 일본·유럽 피해 최악
미국, IT·제약사 코로나19 수혜주로 부각
MS·줌·넷플릭스, 재택근무 증가로 호재
중국, 신속한 경제 재가동으로 피해 줄여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 세계 8400여개 기업 실적을 분석, 1분기(1~3월) 기업 전체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한 4400억 달러(약 540조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그중에서도 일본과 유럽 기업의 순이익 감소 폭이 각각 78%, 71%로 가장 컸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각각 -36%, -26%를 기록했다.  
 
일본이 최악의 실적을 낸 이유는 운송·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주요 항공사 73개사는 1분기에 총 58억 달러(약 7조원)의 적자를 냈다. 그중에서도 일본 최대 항공사 ANA홀딩스는 1분기 587억엔(약 6751억원) 적자로, 분기 기준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일본항공(JAL)도 229억엔(약 262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일본 양대 항공기업만 따져도 1분기 순손실이 1조원에 달한다.  
일본 양대 항공기업 ANA홀딩스와 JAL의 1분기 순손실을 1조원에 달한다. [EPA=연합뉴스]

일본 양대 항공기업 ANA홀딩스와 JAL의 1분기 순손실을 1조원에 달한다. [EPA=연합뉴스]

‘경제 셧다운’으로 생산을 중단했던 자동차 산업도 만만치 않다. 전 세계 자동차 기업 158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5% 감소했다. 나아가 2분기에는 적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포드자동차는 영업적자가 1분기 6억 달러에서 2분기에는 5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독일의 폴크스바겐도 2분기 영업적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시 봉쇄 등 외출 규제로 소매·서비스업의 사업도 어려움에 직면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미국에서 50%, 일본과 영국에서 75% 이상의 매장을 일시 휴업하면서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반면, IT·바이오 기업 비중이 큰 미국에는 예상외로 코로나19 수혜 기업이 많았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화상회의 이용이 늘어난 덕분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분기에 사상 최고 수준의 분기 순이익(108억 달러)을 올렸다. 의약품과 위생용품 사재기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면서 존슨앤드존슨의 순이익도 55% 늘었다.
미국 재택 관련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수혜를 보면서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누렸다. [AP=연합뉴스]

미국 재택 관련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수혜를 보면서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누렸다. [AP=연합뉴스]

이 덕분에 뉴욕 증시에는 ‘코로나19 수혜주’가 등장했다. 미국 원격의료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텔레닥의 주가는 연초 80달러에서 1일 169달러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도 같은 기간 두 배로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집에서 영화·드라마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넷플릭스 주가도 연초 대비 30% 가까이 상승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올해 2분기에도 40% 순익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과 유럽의 감소 폭이 50~60%로 가장 큰 반면 가장 먼저 경제활동을 재개한 중국은 순이익이 12%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신문은 “주요 기업의 수익 감소 폭은 3분기 들어서야 한 자릿수로 낮아질 전망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다시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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