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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개학 승자' 네이버 밴드…비결은 교사가 원하면 3일 만에 기능 추가

중앙일보 2020.05.04 14:00
셀카모드 생중계의 글씨를 올바로 보기 위한 '라이브 좌우반전' 기능도 최근 추가됐다. 사진 네이버

셀카모드 생중계의 글씨를 올바로 보기 위한 '라이브 좌우반전' 기능도 최근 추가됐다. 사진 네이버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아이디를 만들 방법은 없을까요? 부모님 도움받기 어려운 친구들은 어떡하나요ㅠㅠ’ (3월 26일, 교사)
 
‘만 13세 미만 사용자도 밴드 가입되도록 변경했습니다. 선생님이 초대한 학급 밴드에만 가입 가능합니다.’ (3월 29일, 밴드 서비스팀)
 
온라인 개학을 앞둔 지난 3월 말, 부산 금명중학교 나진 교사의 개인 블로그에 달린 댓글이다. 나 교사가 네이버의 폐쇄형 SNS ‘밴드’를 이용해 개학을 준비했다는 글을 블로그에 쓰자, 다른 교사들이 댓글로 질문했다. 그러자 밴드 서비스팀이 나 교사의 블로그에 찾아와 교사들과 댓글을 주고받고, 관련 기능을 추가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런 댓글이 170개 넘게 이어졌다.
 

밴드 10대 사용자, 온라인 개학 후 4배

 네이버밴드 온라인 개학 후 추가된 '비밀댓글' 기능 사진 네이버

네이버밴드 온라인 개학 후 추가된 '비밀댓글' 기능 사진 네이버

 
네이버 밴드가 '코로나19 온라인 개학'의 최종 승자로 판명됐다. 초·중·고 전 학년이 개학한 지난 4월 21일 기준, 밴드의 10대 신규 사용자는 전월(2/22~3/21) 대비 395%나 늘었다. 10대 일간 사용자는 개학 전보다 283%, 체류 시간은 385% 늘었다. 4월 첫 주 밴드의 주간 사용자 수는 16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밴드의 ‘대박' 비결을 분석해보니, 교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사용자 요구에 따라 발빠르게 기능을 개선한 순발력에 있었다. 
 

3월 초부터 ‘교사 맘 잡기’

밴드 서비스팀은 3월 초부터 움직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초중고 개학이 연기되고 온라인 수요가 늘어나자, 곧바로 학교 현장에 필요한 기능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교사가 학급용 밴드를 운영할 때 쓰면 좋은 기능들을 자세히 설명한 안내문을 만들어 공식 블로그와 밴드 앱에 올렸다. 교사들이 직접 문의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도 공개했다.
 

젊은 교사들 요청에 새 기능 15건

‘셀프 개학’을 준비하던 교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안내문대로 써 보고는 후기는 물론 필요한 기능을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자신의 블로그나 유튜브에 사용 후기를 담은 글과 영상을 올리는 젊은 교사들도 많았다. 서비스팀은 이런 '온라인 현장'을 찾아가 댓글을 달거나 연락해 의견을 들었다. 
 
‘학생들이 숙제를 안 베꼈으면 한다’는 교사 의견에 따라 ‘비밀 댓글’ 기능을 만들었고, '동영상 수업을 학생들이 실제로 봤는지 알고 싶다'는 교사 의견에는 ‘재생한 멤버 보기’, ‘라이브 시청 멤버 확인’ 기능을 추가했다. 출석 체크한 학생들의 명단을 엑셀 파일로 내려받는 기능까지 넣었다.
 
‘온라인 개학’위한 밴드의 새 기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온라인 개학’위한 밴드의 새 기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교육 현장의 열악한 인프라를 보완하기도 했다. 교사와 학생이 각각 개인 장비로 수업하다 보니, 기기의 카메라 위치에 따라 칠판 글씨가 거울에 비치듯 반대로 보이는 경우가 생겼다. 밴드 서비스팀은 4월 초 ‘라이브 영상 좌우 반전’ 기능을 넣어 해결했다. 이런 식으로, 온라인 개학 3주 만에 밴드에는 학급용 새 기능 15건이 추가됐다. 
 
김정미 네이버 그룹&CIC 책임 리더는 “전례 없는 온라인 개학 상황에서 선생님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주신 덕분”이라며 “개학 후 매주 앱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숙제 검사’의 민족

밴드는 자기 계발과 ‘인증’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에 맞춰 발전해 왔다. 나의 활동을 남에게 알리지 않고 초대받은 곳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SNS의 특성상,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의 스터디 모임에 자주 활용된다. 네이버는 이들이 ‘기상 인증’, ‘단어 암기 인증’ 등을 하는 것에 착안해 지난해 ‘목표 수행’ 이벤트를 했다. 반응이 좋자 ‘미션 인증’ 기능을 밴드에 정식으로 넣었다. 
 
밴드의 ‘숙제 인증’은 미국에서도 빛을 발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자, 교회나 동아리들이 출석이나 활동을 각자 진행한 뒤 밴드에서 인증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미국 내 밴드 월간 사용자(MAU)는 250만 명을 돌파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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