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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심재철 "자강론 택도 없다…대선후보, 당내 상품 없어"

중앙일보 2020.05.04 12:05
미래통합당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4일 당 재건 및 쇄신에 대해 “우리끼리 할 수 있다는 자강론은 택도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선을 1년 앞둔 내년 봄까지 대선 후보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데 당내에는 그런 인물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9일 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그는 이후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처리에 대한 대여(對與) 협상을 시작으로 보수 통합, 총선 등의 국면에서 당을 이끌어 왔다.  
 
통합당은 오는 8일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총선에서 낙선한 심 원내대표는 “당분간 집에서 쉬며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4월 2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4월 2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원내대표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건
“지난해 이른바 ‘4+1’(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라는 괴물 협의체가 국회를 장악했다. 그 결과 선거법(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이 탄생했는데 이때 내가 비례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공론화시켰다. 통합당(84석)에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19석)을 더해 개헌 저지선을 만든 게 그나마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총선에는 참패했는데.
“패인을 꼽자면 우선 돈이다. 1차 추경 집행을 4월에 했고 총선 이틀 전에는 아동수당을 지급했다. 지자체 등이 현금을 뿌리는 역할을 했다. 또 구태의연하다는 통합당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 것도 패인이다. 부정적인 당 이미지에는 황교안 전 대표의 역할도 컸다. 또 김대호ㆍ차명진 후보의 막말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 공천을 잘못한 것도 자멸한 원인이 됐다.”
 
당 투톱 중 한 축인 황교안 전 대표에게도 아쉬운 대목이 있나.
“결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게 드러난 것 아닌가.”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4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4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180석의 거대 여당이 출범하는데.
“현금 뿌리기 선거로 재미를 한번 봤으니 다음번 선거에서도 이를 계속 쓸까 걱정이다. 이를 계속할 경우 우리나라가 베네수엘라, 그리스가 되는 건 순식간이다. 또 문재인 정부가 행정부와 사법부에 이어 마지막 남은 입법부까지 완전히 장악했다. 토지 공개념, 이익공유제 등 좌편향 정책을 추진하고 쉽게 법제화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대북 정책은 어떤가.
“우리는 줏대 없이 오직 ‘김정은 바라기’만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온정에만 기대는 사이 북한은 겁 없이 미사일 쏘고, 우리 GP에 총격을 가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심하다.”
 
‘김종인 비대위’ 카드는 끝난 건가.
“결국 ‘김종인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김종인 비대위에 1년 정도 일할 시간을 주면서 통합당을 수술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수술대에 오르면서 다른 외과 의사의 손을 빌려야지 기존에 있는 우리 멤버로 수술하겠다는 건 한계가 있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오른쪽 두 번째)과 정우택 전국위원회 의장이 4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차 전국위원회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오른쪽 두 번째)과 정우택 전국위원회 의장이 4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차 전국위원회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반대로 자강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택도 없는 소리다. 우리는 내년 봄까지는 모든 걸 다 준비해야 한다. 대선 1년 전까지는 제대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가장 중요한 게 당선할 수 있는 대선 후보를 내는 것인데 당내에서는 없다. 김세연? 홍정욱? 4~5선 중진? 다 아니다. 그런 상품들로는 안 된다. 1년 만에 당내에서  누구를 키워낸다? 불가능하다.”
 
당 밖에선 누가 보이나. 
“당장은 모르겠다. 어쨌든 울타리를 넓혀 인물을 키워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에 반발하는 이유가 뭘까  
“현실적인 자리싸움하고 떼어서 생각할 수가 없다. 외부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내부에서는 그 자리를 잃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대위’를 통해 사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음모론적 시각으로 보니 그렇다. 모든 것을 당의 이익으로 봐야 하는데 사익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바라보니 다 비틀게 보게 되는 것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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