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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산불 원인 화목 보일러···알고보니 가장 많이 불지른 놈

중앙일보 2020.05.04 05:00
지난 2일 강원 고성 산불현장에서 날아온 '도깨비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근 비닐하우스가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다. 뉴스1

지난 2일 강원 고성 산불현장에서 날아온 '도깨비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근 비닐하우스가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다. 뉴스1

 
강원 고성 산불은 화목 보일러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 고성경찰서는 “고성 산불은 주택 화목 보일러에서 발화했다”며 “화목 보일러 설치를 누가 했는지를 확인하는 등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최근 5년간 전국서 1832건, 화재 위험성 커
올해만 벌써 170건 화재, 각별한 주의 필요

 
 경찰 관계자는 “화재 당시 주택 주인 A씨가 화목 보일러실에서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며 “화목 보일러실은 A씨 집 뒤편에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화목 보일러 관련 산불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원인도 다양해 과열된 화목 보일러에서 발생한 화재가 산불로 이어지거나 굴뚝을 타고 날아간 불씨에 산불이 나기도 한다. 또 화목 보일러에서 나온 재를 버렸는데 산불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앞서 지난 16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화신리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 0.5㏊가 소실됐다. 경찰은 화목 보일러 취급 부주의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8일 강원 원주시 소초면 한 야산에서 난 산불도 화목 보일러 취급 부주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430건 화목 보일러 화재 가장 잦아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대원들이 지난 2일 오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진 강릉산림항공관리소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대원들이 지난 2일 오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진 강릉산림항공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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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화재통계를 분석한 결과 화목 보일러에 의한 화재는 지난 5년간(2015~2019년) 1832건이나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5년 430건, 2016년 368건, 2017년 419건, 2018년 329건, 2019년 286건이다. 특히 화목 보일러가 계절용 기기 중 화재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봐도 지난 2일 기준 계절용 기기에 의한 화재 888건 중 화목 보일러가 1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기장판·담요·방석류 123건, 열선 112건, 전기히터·스토브 110건, 나무·목탄난로 8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화목 보일러를 설치한 가구 중 상당수가 소방차량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촌 전원주택 등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불이 난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주택도 고성소방서와 20㎞가량 떨어진 곳이고 집으로 진입하는 도로도 비포장인 데다 도로 폭도 협소했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화목 보일러 취급 시 다섯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첫째는 화재 예방을 위해 시공전문가에게 설치를 의뢰하고 불티가 날리지 않는 구조의 아궁이와 연통, 단연재를 사용해 시공한다. 둘째 한 번에 많은 양의 목재를 연소시키지 말고 자리를 비우지 않아야 한다. 셋째 화목 보일러는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 불티가 많이 날리고 온도조절장치가 없어 쉽게 과열돼 주변 가연물질에 불이 옮겨붙을 수 있는 만큼 보일러 주변에 목재나 종이류 등 가연물을 가까이 두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고 남은 재 버리는 것도 조심해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산불 주불이 진화된 지난 2일 오전 화재 현장의 산림이 검게 타 있다. 연합뉴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산불 주불이 진화된 지난 2일 오전 화재 현장의 산림이 검게 타 있다. 연합뉴스

 
 또 넷째로는 타고 남은 재는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 타고 난 재를 그대로 버리거나 방치하면 잿더미에 남은 불씨가 바람에 날려 화재를 불러올 수 있다. 다섯째 인근에 소화기를 비치해 유사시 즉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발생 12시간 만에 진화된 고성 산불은 산림당국과 소방당국 등 진화인력이 사투를 벌인 끝에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 진화엔 5134명의 진화인력과 39대의 진화 헬기, 462대의 소방차와 진화차가 현장에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였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이번 산불은 공중진화대와 특수진화대, 최일선에 투입된 소방청의 화선 차단 작전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고성=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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