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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공수처장 여성 임명?…김영란·이정미 “난 적절치 않다”

중앙일보 2020.05.04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김영란(左), 이정미(右). [뉴시스]

김영란(左), 이정미(右). [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자문위원회에서 “여성 법조인을 초대 처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여성 처장 후보로 거명되는 일부 여성 법조인은 사실상의 고사 입장을 밝혔다.
 

설립준비단·자문위 회의서 의견
김 “나와 관계없다, 나이 이미 지나”
이 “현직 떠난지 오래” 사실상 고사

공수처 자문위 한 관계자는 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난달 21일 회의에서 초대 처장에 여성 법조인을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장을 맡을 만한 여성 법조인으로 김영란(64·사법연수원 11기) 전 대법관과 이정미(58·16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거론된다.
 
김 전 대법관은 국민권익위원장 재직 시절이던 2012년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청탁금지법) 도입을 추진했다.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선고 주문을 읽었던 인물이다.
 
김 전 대법관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수처장을 할 나이가 이미 지났다”며 “(정부에서) 시키지도 않을 거고, (내가) 할 일도 만무(萬無)하다”고 말했다. 그는 “판사 출신이 공수처장을 맡으면 오히려 (검찰 출신보다) 나을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어쨌든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자문위 관계자는 “공수처법상 처장 정년은 65세”라며 “명색이 초대 청장인데 임기 내에 정년이 돼 그만둬야 하는 후보는 추천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적이 없고, 현직에서 떠난 지 오래라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2017년 퇴임한 그는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장 후보를 설립추진단이나 자문위가 아닌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한다는 점을 들며 ‘여성 처장론’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 모양새다. 자문위 관계자도 “여성 처장 얘기는 여러 의견을 나누던 상황에서 가볍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이광범(61·13기) 변호사 등 남성 법조인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최근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의 등기상 대표직을 내려놔 “공수처장을 맡기 위한 물밑 작업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2명씩의 여야 추천 인사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는 위원 6명이 동의한 후보 2명을 대통령에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공수처장으로 임명한다. 공수처는 이르면 7월 출범 예정이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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