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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만에 닫혔던 문 열린다…지켜야 할 생활방역 31개 지침

중앙일보 2020.05.03 18:38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와의 큰 싸움을 한 차례 끝내고 이제 새로운 장으로 진입한다.”
 
 3일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을 설명한 중대본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황금 연휴’가 끝나는 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뀐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지난 3월22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도입한 지 45일만이다. 
 
 다만 여전히 심각에 머무는 ‘감염병 위기 단계’는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연휴 이후 상황을 보고 조정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면서 45일간 갑갑하게 닫혔던 문들이 느리지만 조금씩 열리게 된다. 우선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한 모임과 외출, 행사 등이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공공시설 운영 단계적 재개, 종교시설 등 지자체 행정명령 가능 

 문을 닫았던 공공시설 운영도 단계적으로 재개한다. 국립공원과 실외 체육생활시설 등 실외 분산시설과 미술관ㆍ박물관 등 실내 분산시설부터 준비되는 대로 개장한다.  
 
 스포츠 관람시설과 국ㆍ공립극장 및 공연장, 복지관 같은 실내 밀집 시설도 이후 순차적으로 문을 열게 된다. 종교시설과 체육시설, 학원과 유흥시설 등 고위험 시설의 경우 방역 수칙을 준수해 운영하지만, 지역의 상황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으로 운영자제 등의 행정명령을 실시하게 된다.
 
 그동안 연기됐던 초ㆍ중ㆍ고교의 등교 수업과 어린이집 개원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 시기와 방법은 4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1월20일) 뒤 두 달여만에 정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대구ㆍ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급격한 확산세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2차례에 걸쳐 기간을 연장했지만, 그동안 다소 느슨한 형태의 거리두기를 유지해왔다.  
3일 오후 서울 뚝섬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그늘막을 치고 주말 오후를 즐기고 있다. 이 사진은 360카메라로 촬영 후 그래픽프로그램으로 이미지를 변형 시켜 만들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뚝섬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그늘막을 치고 주말 오후를 즐기고 있다. 이 사진은 360카메라로 촬영 후 그래픽프로그램으로 이미지를 변형 시켜 만들었다. 연합뉴스

보름간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 10명 안팎 안정세

 정부가 45일 만에 ‘생활 방역’으로 전환하는 데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3일 현재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1만793명이다. 이 중 9183명(85.1%)가 완치돼 격리 해제됐다. 
 
 지난달 18일 이후 보름 넘게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이 10명 안팎에 머무르는 데다,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지역에서 추가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등 긍정적 신호가 이어진 데 따른 조치란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의 기본 조건으로 ‘하루 확진 50명 미만’과 ‘감염경로를 모르는 환자 발생률 5% 미만’ ‘집단발생의 수와 규모, 방역망 내 관리 비율 80% 이상 유지’ 등의 목표를 밝혔다.  
 
 최근의 흐름은 이러한 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방역의 최대 고비로 꼽혔던 4ㆍ15 총선을 무사히 치르며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할 수 있다는 방역 당국의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현재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우리 의료체계가 큰 부담없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단위 시민들이 3일 서울 동대문 문구·완구 거리에서 어리이날 선물을 구입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5월 황금연휴가 끝나는 5일까지 이어지고 6일 부터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 뉴스1

가족단위 시민들이 3일 서울 동대문 문구·완구 거리에서 어리이날 선물을 구입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5월 황금연휴가 끝나는 5일까지 이어지고 6일 부터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 뉴스1

생활 방역 속 국민 개개인이 방역 주체 돼야 

 여기에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단계를 밟아야 할 필요성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소상공인과 취약 계층의 피해가 커지고 개학 연기 등으로 인한 아이들의 교육부담과 부모의 육아부담도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일상생활과 사회ㆍ경제적 활동을 영위해 갈 수 있는 균형점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은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단계로의 변화다. 박 장관은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 이후에도 코로나19의 산발적 확산과 감소를 계속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던 대구 지역 황금연휴 첫 주말에 4명의 환자가 생겼다. 경북 예천 등에서는 소규모 연쇄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어서다. 
개인방역 기본수칙.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개인방역 기본수칙.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재확산세 나타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되돌아갈수도 

 이런 상황 속에서 이뤄지는 생활방역 체제에서는 국민 개개인과 우리 사회 모두가 방역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새로운 사회 규범과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켜야 할 것이 정부가 발표한 생활 방역 기본수칙과 보조수칙, 그에 따른 31개 유형별 세부지침이다.
 
 개인의 경우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건강 거리 두기 ▶30초 손 씻기, 기침은 옷소매 등을 담고 있다. 집단방역도 ▶공동체가 함께 노력하기 ▶공동체 내 방역관리자 지정하기 등이다. 
집단방역 기본수칙.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집단방역 기본수칙.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자칫 긴장을 늦추고 방심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안정세가 흔들리면 방역 방침은 다시 원위치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전ㆍ후로 집단발생 사례와 환자 수 감소 등의 성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상황이 악화하면 언제든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간다는 점을 유념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개인과 사회의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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