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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초짜리 레고 애니메이션까지 동원해 트럼프 공격한 中

중앙일보 2020.05.03 17:15
중국 관영 신화사가 '뉴차이나'라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달 30일 공개한 1분 46초 짜리 레고 애니메이션. 영상에선 중국을 상징하는 마스크를 쓴 병마용 인형이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 인형에게 '처음부터 경고했는데 무시했다'는 내용의 논박을 이어나간다. [트위터 캡처]

중국 관영 신화사가 '뉴차이나'라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달 30일 공개한 1분 46초 짜리 레고 애니메이션. 영상에선 중국을 상징하는 마스크를 쓴 병마용 인형이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 인형에게 '처음부터 경고했는데 무시했다'는 내용의 논박을 이어나간다. [트위터 캡처]

중국 “우리가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했어.”
미국 “그래서 뭐?”

병마용, 자유의 여신상 레고 등장해 논박
미국이 '경고 무시했다' 강조하는 내용
인민일보 "美 일부 정치가 공갈 열중"
전세계에 논리 안 먹혀들자 여론전 강화

중국 “위험해.”
미국 “그냥 독감일 뿐이야.”
중국 “마스크를 써.”
미국 “안 쓸 거야.”

 
중국 관영 신화사가 레고 장난감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유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세계에서 중국에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급증하는 가운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만든 선전물이란 비판이 나온다.  
 
신화사가 운영하는 뉴차이나 계정의 트위터는 지난달 30일 ‘옛날에 바이러스가 있었다(Once upon a virus)’는 제목의 1분 46초 짜리 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영상에는 중국을 상징하는 마스크를 쓴 병마용 레고 인형과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 레고가 등장해 익살스러운 대화를 이어나간다.  
 
요지는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미국에 계속 정보를 주면서 경고했는데도 미국이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늑장대응으로 사태가 악화하자 적반하장 식으로 중국에 “거짓말하지 마라. 정보를 숨기고 경고하지 않았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급기야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편을 들었다면서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말하는 장면도 나온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제대로 희화화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바이러스 기원설을 두고 미ㆍ중 양국이 격렬하게 대치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약점인 코로나19 대응 미숙을 건드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레고 측은 이번 영상이 논란이 되자 “우리는 중국 관영 매체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애니메이션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3일 사설에 해당하는 종성(鐘聲)을 통해 미국의 태도를 비난했다. 신문은 "미국 일부 정치가들이 도의의 마지노선을 침범하고, 인성의 범주를 벗어나는 정치적 농간을 부리고 있다"며 "끊임없이 사안을 정치화하고, 중국에 오명을 씌우면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큰 희생을 했다는 것은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이라며 "그런데도 미국 일부 정치가들은 패거리로 중국을 공갈·협박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처럼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을 겨냥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논리가 세계에 잘 먹혀들지 않는다는 방증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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