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속 풀어달라' 요청한 다크웹 손정우…法 "도망염려, 기각"

중앙일보 2020.05.03 16:56
다크웹

다크웹

 
 오는 19일 미국 송환여부 심사를 앞둔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24)씨가 “구속된 상태를 풀어달라”며 낸 구속적부심이 3일 오후 기각됐다.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심문을 마친 뒤 6시간 30분여만에 기각 결정이 난 셈이다. 법원은 구속적부심 결과를 심문 종료 24시간내에 내야한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ㆍ장철익ㆍ김용하)는 "인도심사청구 기록과 심문 결과를 종합하면 청구인은 도망할 염려가 있고, 계속 구금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손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비공개로 손씨가 1일 청구한 구속적부심을 열었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다시 한번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다.
 
손씨는 아동ㆍ청소년 보호법 위반(음란물 제작ㆍ배포) 등 혐의로 징역 1년 6월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었다. 지난달 27일이 출소 예정일이었다. 하지만 손씨를 기다린 건 출소가 아닌 범죄인 인도심사였다. 지난해 4월부터 법무부는 미국 연방 법무부로부터 범죄인인도 요청을 받고 협의를 진행해 왔다. 손씨의 출소를 앞두고 법무부는 범죄인인도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지난달 16일 서울고등검찰청에 인도심사청구 명령을 했다.  
 
법무부의 인도심사청구 명령이 있을 때 검사는 인도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서울고검은 지난달 17일 서울고법에 인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20일 서울고법은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서울고법이 한번 더 손씨 구속에 대한 적법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손씨는 구속된 상태로 범죄인 인도 심사 결과를 기다리게 됐다. 
 

구속적부심 쟁점은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씨가 구속적부심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씨가 구속적부심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손씨에게 발부된 구속영장은 적법성과 필요성 측면에서 모두 필요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법원의 구속적부심 기각이 합당하다는 분석이다.  
 
승 위원은 “한미 범죄인 인도 조약에서는 이미 처벌받은 범죄로 범죄인 인도를 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손씨는 아청법 위반으로 확정판결을 받았고 이번 인도 죄명은 국제자금세탁이어서 절차상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구속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법원이 합리적인 판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승 위원은 “구속 필요성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도망할 우려’인데, 손씨가 미국에서 처벌받을 강도를 고려하면 도망할 우려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제자금세탁죄는 미 연방 형법상 최장 징역 20년, 최소 50만달러의 벌금이 같이 부과될 수 있는 중대 범죄다. 
 
승 위원은 "손씨는 신상정보 등록이나 전자발찌 착용 등 성폭력 범죄자들이 부과받는 처분을 받지 않아 구속적부심이 인용될 경우 인도 결정이 나기까지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씨는 아청법 위반으로 1년 6월형을 받았지만 당시 법원에서 이를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로 보지 않았고, 이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손씨가 19일 범죄인 인도심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구속적부심 인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중요한 이유다. 승 위원은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송환 결정이 났을 때 송환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는지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원도 손씨 청구를 기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일에는 美 인도 여부 심사

19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손씨에 대한 인도 심사는 범죄인 인도법 심사 규칙에 따라 공개로 진행된다.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수석부장)가 맡는다. 범죄인이 구속된 날로부터 2개월 이내 인도심사에 관한 결정이 나와야 하므로 6월까지는 송환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법원은 인도심사 청구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청구를 각하할 수 있다. 범죄인을 인도할 수 없다고 인정하면 인도 거절 결정을, 인도할 수 있다고 인정되면 인도 허가 결정을 내린다. 법원 심사 이후 법무부 장관이 최종 인도 여부를 결정하면 손씨는 미국으로 인도된다.  
 
이수정ㆍ이가영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