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더오래]'흙수저'프레임에 빠진 당신,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중앙일보 2020.05.03 15:00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68)

 
‘법대 다니는 여학생이 밤에 술집에 다닌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뭐 그런 경우가 있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술집에 다니는 여자가 그곳을 벗어나 자기처럼 힘든 사람을 돕기 위해 낮에는 법대에서 공부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참 대견한 친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어떤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를 하게 된다.
 
이처럼 사물과 세상을 이해하는 체계를 ‘프레임’이라고 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저자 조지 레이코프 교수는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라고 정의했다. 쉽게 표현하자면 ‘마음의 창’, ‘인식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집 안에서 밖을 바라볼 때 창을 통해 바라보는 것처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자신의 창으로 보이는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기와 비슷하다. ‘음식이 싱겁다’라는 평가는 의사에게 ‘몸에 좋은 음식이다’라는 의미일 수 있지만, 요리사에게는 ‘맛없는 음식’이라는 의미일 수 있다.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고, 그 프레임을 통해 같은 세상을 다르게 이해하고 그 이해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 어떤 사람은 세금을 ‘세금 폭탄’이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투자’라고 말한다. 세금을 나쁜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은 ‘세금 폭탄’이라고 말하고 폭탄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당한 세금은 내야 하고, 정부는 그 세금으로 정부가 국가와 사회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은 ‘세금은 투자’라고 말한다. 세금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고, 그 프레임을 통해 같은 세상을 다르게 이해하고 그 이해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 [사진 Pixabay]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고, 그 프레임을 통해 같은 세상을 다르게 이해하고 그 이해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 [사진 Pixabay]

 
이처럼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건이나 상황, 사물에 대해 인식하는 틀을 ‘머니 프레임’이라고 한다. 프레임이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머니 프레임도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에게 익숙한 몇 가지 머니 프레임을 살펴보자.
 
가장 익숙한 머니 프레임은 ‘개미와 베짱이’ 프레임이다. 부자는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사람은 게을러서 가난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은 가난한 사람은 가난에 대한 잘못은 자신이 져야 하므로 이들을 돕기 위해 복지예산을 늘리는 것을 반대한다. 기회가 공평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프레임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금수저와 흙수저’ 프레임이다. 많은 젊은이가 이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 어차피 흙수저로 태어난 현실에서 노력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금수저가 아닌 부모를 원망하고 금수저가 될 수 없는 현실을 비난한다.
 
프레임은 인식의 틀이기도 하지만 문제 해결의 틀이기도 하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어떤 프레임을 가지느냐에 따라 선택하는 해결책이 다르다. 개미와 베짱이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에 대해 안타까움이 없고 왜 그렇게 게으르냐고 비난하고 열심히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금수저와 흙수저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부자를 꿈꾸지 않는다. 하나의 프레임은 프레임 밖에 있는 해결책을 거부한다. 결국 어떤 머니 프레임을 가졌는지가 재무행동을 결정하고 재무행동에 따라 부와 가난이 결정된다.
 
부자는 ‘부자의 머니 프레임’이 있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머니 프레임’이 있다. 자신이 보고 있고 자신이 아는 맥락 속에서만 돈을 바라보면 늘 한계에 부딪힌다. 착하고 능력 있고 성실한 사람이 가난한 머니 프레임에 갇혀 힘들어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러한 가난한 머니 프레임을 바꾸지 않으면 현실을 변화시키기 어렵다. 그렇다면 머니 프레임은 바꿀 수 있을까.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일까.
 
머니 프레임은 경험과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 살아오면서 경험한 다양한 경제적인 사건과 그것에 대한 반응이 머니 프레임을 구성한다.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부모의 생각과 태도, 언어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머니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갖게 된 자신의 프레임을 고집한다면 문제 해결방법도 그 프레임 속에 갇히게 된다. 결국 아무런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프레임은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조금 어색하고 불편하고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은 창을 통해 돈을 들여다보고 돈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주장을 들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Pixabay]

프레임은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조금 어색하고 불편하고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은 창을 통해 돈을 들여다보고 돈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주장을 들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Pixabay]

 
모든 프레임은 일면의 진실을 보여준다. 개미와 베짱이 프레임도, 금수저와 흙수저 프레임도 돈에 대한 진실, 돈의 본질을 한 부분 드러낸다. 하지만 그것이 돈의 모든 것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핵심은 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다른 프레임을 통해 돈을 보는 것이다. 코끼리의 꼬리만 만져보고 코끼리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벗어나 코끼리 귀에 관해 얘기하는 사람, 코끼리 코에 관해 얘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머니 프레임을 바꾸는 방법을 추천한다면, 책이든, 유튜브든 다양한 부자의 생각, 그들의 머니 프레임을 읽고 듣고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그들이 100% 맞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프레임을 통해 내가 보지 못한 돈의 다른 측면을 보고 그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프레임은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조금 어색하고 불편하고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은 창을 통해 돈을 들여다보고 돈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주장을 들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신성진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필진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 같은 환경, 같은 조건인데도 누구는 부자가 되고 누구는 가난해진다. 그건 돈을 대하는 마음이 다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른바 재무심리다. 오랜 세월 재무상담을 진행하고 강의도 한 필자가 재무심리의 신비한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한다.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