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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태영호·지성호 맹공격 "김정은이 직접 나서 물먹였다"

중앙일보 2020.05.03 14:13
태영호 당선인이 지난 2월 19일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회견하기에 앞서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최정동 기자

태영호 당선인이 지난 2월 19일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회견하기에 앞서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최정동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한 미래통합당 태영호, 미래한국당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을 향해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위중설’·‘사망설’을 제기했지만, 북한 매체들이 전날 김 위원장의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을 보도하면서 건재를 확인했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근거 없는 주장을 한 데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이들이 북한 매체들의 보도 이후에도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던 것일까’(태영호 당선인)·‘속단 말고 좀 더 지켜보자’(지성호 당선인)는 반응을 보인 데 대해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그것을 다시 주장에 꿰맞추려고 한다”며 “공인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한지 모르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강병원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가 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근거 없는 상상이라고 거듭 이야기를 했다”며 “그럼에도 ‘사망 99%’, ‘걷지 못하는 상태’ 운운하며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량한 공명심이야말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만드는 주범”이라며 “한반도의 불확실성과 위기를 사익 도모에 활용한 작태를 깊이 부끄러워하며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원내대변인은 박찬대 의원 역시 “태영호·지성호, 인물은 인물이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물을 먹이다니 말이다”라며 “21대 국회가 시작되면 아무 말 대잔치는 이제 그만 하시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민주당의 비례정당인더불어시민당 김홍걸 당선인은 통합당이 전날 ‘우리가 얼마나 북한 리스크에 취약한지를 방증한다. 정부와 정보기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논평한 것을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망신을 당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적반하장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통합당”이라며 “여당의 입장에선 재기불가능의 야당을 둔 것이 행운일지 모르나 국민의 입장에선 재앙”이라고 썼다.
 

대북정보력 한계 노출…“무책임” 비판 불가피 

취재진 질문 답하는 지성호 당선인. 연합뉴스

취재진 질문 답하는 지성호 당선인. 연합뉴스

한편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당선인이 “김정은 일가의 동선은 극비사항”이라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긴 했지만 ‘건강 이상’으로 단정한 것이다.
 
급기야 지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망 시점으로 ‘지난 주말’을 언급했고, 이번 주말 북한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태 당선인은 고위급 탈북민이고, 북한인권운동가인 지 당선인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이들이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렸다.
 
하지만 이날 오전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두 당선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대북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는 지 당선인의 사망설 주장은 하루 만에 ‘가짜뉴스’가 되어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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