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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투입 못잡은 ‘내린천 흙탕물’ 해결위해 전문센터 설립됐다

중앙일보 2020.05.03 05:01
강원 인제군 내린천이 흙탕물로 변한 모습. 연합뉴스

강원 인제군 내린천이 흙탕물로 변한 모습. 연합뉴스

 
1급 청정수가 흐르고 열목어로 가득해 ‘물 반 고기 반’이란 말을 듣던 강원도 인제군 내린천이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1000억원이 넘는 예산 투입에도 저감 효과를 보지 못한 인제 내린천 흙탕물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센터가 문을 열었다.

‘강원지역 비점오염관리 연구·지원센터’ 5월부터 본격 운영
평창 계단식 경작지 효과 나타나면 관리지역 전체 확대 계획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강원지역 고랭지 밭 흙탕물 발생 저감을 위해 지역 거점형 전문조직인 ‘강원지역 비점오염관리 연구·지원센터(이하 전문센터)’를 설립해 시범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비점오염원이란 특정 장소에서 불특정하게 수질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배출원을 말한다. 
 
 전문센터의 주요업무는 발생원 관리를 통한 흙탕물 저감과 한강상류 수질 감시, 비점오염원 저감시설 운영·관리 및 기술·정책 지원, 거버넌스 운영관리과 지원 확대 등이다. 6명의 전문인력이 현장조사를 통해 소하천 유역별 발생 특성을 분석하고 맞춤형 저감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전문인력 6명이 유역별 특성 분석

계단식 경작지 조성 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 사진 원주지방환경청

계단식 경작지 조성 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 사진 원주지방환경청

원주지방환경청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에 조성한 계단식 경작지 모습. 사진 원주지방환경청

원주지방환경청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에 조성한 계단식 경작지 모습. 사진 원주지방환경청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인제군이다. 인제의 경우 1급 청정수가 흐르던 내린천과 인북천이 흙탕물로 변하면서 일부 주민들은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내린천은 래프팅 등 레저스포츠로 유명한 곳인데 하천 생태계 파괴가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인제군은 상류 고랭지 작물 경작지 규모가 커지면서 재배지에서 흘러내리는 흙이 인북천과 내린천을 흙탕물로 변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북천 유역 양구 해안면 만대지구의 경작지는 3439곳으로 1697㏊에 달한다. 내린천 유역 홍천군 내면 자운지구의 경작지도 3516곳, 1119㏊다. 이들 경작지는 경사도가 10∼20도로 가파르다. 주민 이모(68)씨는 “깨끗한 물이 흐를 것으로 생각하고 온 관광객들이 왜 이렇게 흙탕물이 심해졌냐, 해결할 방법이 없냐는 질문을 자주 한다”며 “흙탕물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하루빨리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인제군을 비롯해 강원도 내 비점오염원 관리지역은 강릉·삼척·평창·정선·양구·홍천 등 총 7개 시·군이다. 관리면적은 인북천 유역 만대지구 64.14㎢, 인북천 유역 가아지구 47.30㎢, 내린천 유역 자운지구 133.18㎢, 도암호 148.73㎢, 골지천 유역 398.34㎢, 송천 유역 대기지구 99.90㎢ 등 총면적만 891.59㎢에 달한다.
 
 흙탕물 저감에 들어간 예산은 146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까지 양구·인제 683억원, 평창 338억원, 홍천 269억원, 강릉·삼척·정선 170억원 등이 투입됐다. 이 예산으로 대형 침사지 준설, 흙탕물 우회로 개설, 돌망태 설치 등 흙탕물 저감 시설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들 시설은 사후처리 방식이라 흙탕물 발생의 근본적 차단에는 한계가 있었다.

강원도 내 흙탕물 관리지역 891.59㎢ 

 
 이에 따라 원주지방환경청은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지난 1월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에 고랭지 밭 흙탕물 저감을 위한 계단식 경작지를 만들었다. 6700㎡ 규모의 경사진 밭을 돌망태를 이용해 3단으로 조성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계단식 경작지가 흙탕물 저감 효과는 물론 객토 및 비료사용 절감과 생산량 증가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진 수질총량관리과장은 “고랭지 밭의 경우 비가 많이 내리면 흙이 쓸려나가면서 작물도 함께 소실된다”며 “계단식으로 경작지를 바뀌면 경작면적이 줄어들 수 있지만, 생산량이 늘어나고 일하기도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평창 계단식 경작지를 대상으로 5월 파종부터 10월 수확까지 비에 따른 농작물 소실과 수확량 등을 분석해 효과를 입증할 계획이다. 이후 계단식 경작지의 흙탕물 저감 효율성을 평가하고 조성 매뉴얼을 마련해 흙탕물 관리가 필요한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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