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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中, 홍콩 통치 방해 말아야”…미·중 갈등 고조에 한국 또 샌드위치 우려

중앙일보 2020.05.01 16:24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확산하며 미 정부 최고위급이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중국이 민감해 하는 홍콩 인권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지난 달 국무부가 인권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를 꺼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9일(현지시간) “홍콩의 통치 방식을 방해하려는 중국 중앙정부의 노력이 커지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며 “홍콩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약속한 ‘하나의 국가, 두개의 체제’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홍콩에 대한 가혹한 국가안보법을 시행하려는 모든 중국의 시도는 미국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홍콩·신장 위구르 문제는 지난해 말 미·중 갈등에 정점을 찍었던 이슈다. 그해 말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인권ㆍ민주주의법안에 직접 서명하기도 했다. 
 
올 들어 잠시 소강상태를 맞은 듯 했던 미·중 신경전은 코로나를 계기로 다시 불이 붙었다. 특히 미국 내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면서 미 정부 최고위층은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데 신뢰를 제공하는 증거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중국에 대해 ‘코로나 관세’를 더할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 
 
향후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면 한국으로선 또다시 ‘샌드위치’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올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려고 했던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국면 초반 우한을 제외한 중국 전역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끝까지 하지 않을 정도로 공을 들여왔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싱하이밍(邢海明) 대사가 지난 28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면담했다고 밝혔다. 올초 부임한 싱 대사는 정부 당국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주한 중국대사관은 싱하이밍(邢海明) 대사가 지난 28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면담했다고 밝혔다. 올초 부임한 싱 대사는 정부 당국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외교 당국 간 협의 끝에 1일부터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 입국절차도 시행하고 있다. 중국에 입국하는 한국 기업인들에게 14일 간 의무격리 기간을 면제해주는 특별 조치다. 외교부는 전세계가 국경을 높이고 ‘셀프 봉쇄’까지 하는 와중에 “기업인들에 대한 입국 제한 면제를 제도화 한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30일 신속통로 도입과 관련해 “한·중 국민은 한 배를 타고 고통을 견뎌왔다”고 긍정적으로 발언했다. 
 
신속통로 도입 관련 조율을 했던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연초부터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싱 대사는 지난 달 28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면담해 코로나 관련 협력과 국제 정세 등에 관해 논의했다. 
 
한편으로 코로나 국면에서 미·중이 한국을 각각 끌어 당기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한국의 코로나 극복 사례를 서구 자유주의 진영의 장점과 연결지어 언급하곤 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이란에 대해 “코로나 관련 정보를 은폐한다”고 비판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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