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00만 접속 '온라인개학'···반년 걸릴 일 2주만에 해치운 '워룸'

중앙일보 2020.05.01 16:11

"전국 단위의 온라인 개학 성공으로 K-에듀(교육)에 대한 전 세계 관심이 뜨겁다. 앞으로 K-팝처럼 K-에듀의 수출길도 열릴 것으로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팬더믹이 한창이던 지난달 9일 한국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전국 단위의 초·중·고생 온라인 개학을 시행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초기 접속지연 등 일부 문제가 있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아 코로나19 와중에도 초·중·고생 300만명의 학습권을 보장했다. 

김현정 한국MS 공공사업부문장 인터뷰

 
초·중·고 동시 온라인 개학은 네트워크를 담당한 이통3사, 온라인 병목을 해결한 LG CNS, 클라우드 운영을 맡은 베스핀글로벌,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만든 유비온, 또 동시접속이 가능한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한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노력이 뒷받침 된 결과다. 온라인 개학 준비 때부터 현재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한 김현정 MS 공공사업부문장(전무)을 지난달 29일 만났다.
  
김현정 한국MS 공공사업부문장(전무)은 지난달 29일 "온라인 학습에는 매일 300만명이 참여해 양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김현정 한국MS 공공사업부문장(전무)은 지난달 29일 "온라인 학습에는 매일 300만명이 참여해 양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300만명이 동시 접속해 양방향 수업 중  

현재 온라인 학습 상황은  
"매일 300만명이 EBS 온라인클래스에 동시 접속해 양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출석률이 90%를 훌쩍 넘는다. 한국이 IT 강국이란 걸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에서 MS의 역할은 
"MS는 2018년부터 EBS에 클라우드 서버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간 EBS는 MS 클라우드 서버를 바탕으로 코딩 교육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동시접속자가 많아야 2000명 정도 수준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상황이 확 바뀌었다. 처음에 대구·경북 중고생을 위해 26만명이 접속할 수 있게 확장했다. 그러다 온라인 개강을 앞두고 전국의 초·중·고생 300만명이 접속할 수 있게 늘려야 했다. 2주 만에 서버를 1500배 증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6개월 걸릴 서버 1500배 증설을 2주 만에 해내   

보름 만에 서버 1500배 증설이 가능한가
"보통은 6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우린 2주 안에 해냈다. 먼저 MS와 소프트웨어업체 유비온에 각각 '워룸'을 설치했다. 그리고 우리는 미국 MS 본사의 최고 엔지니어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문제를 극복했다. 유비온의 워룸에서는 교육부·EBS·SK브로드밴드·LG CNS 등의 실무자가 모여 닥친 과제를 해결했다. 당연히 MS와 유비온의 워룸끼리도 24시간 영상회의 시스템을 갖춰놓고 머리를 맞댔다. 4월 9일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고, 일부 지역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워룸을 통해 곧장 해결하며 큰 문제 없이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결국 온라인 개학은 기술의 승리라는 것인가
"기술도 중요했지만 한국인 특유의 교육열도 빠른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9시에 강의를 시작하면 아이들이 8시부터 접속해 수업을 기다렸다. '엄마 개학'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학부모 관심도 뜨거웠다. 엔지니어들이 그런 상황을 다 지켜봤는데 문제가 생기면 밤을 새워서라도 해결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나."    
 
온라인 개학 2주전부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내 마련된 '워룸'. [사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온라인 개학 2주전부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내 마련된 '워룸'. [사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워 룸'에서 기밀까지 공유하며 실시간 대응   

한국 IT기업들의 역할은  
"서버를 담당한 MS는 서버를 나눠 분리 접속하는 데 중점을 뒀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유비온 등은 부정 사용자나 학생들이 동시에 여러 개 수업을 듣거나 하는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했다. LG CNS 등은 시스템 전반을 모니터링하며 온라인 수업 최적화를 위해 노력했다. 공동의 목표가 있었기에 회사별로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까지 교환하며 최상의 협업을 달성해냈다. 또 이통사의 전국 단위 네트워크 인프라가 워낙 뛰어난 것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만 해도 온라인 접근성이 도심과 외곽의 편차가 심해 전국 단위의 온라인 개학이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 본사도 놀라워했다고 들었는데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도 한국 상황을 보고 놀라워하더라. 우리가 굳이 보고하지 않아도 웬만한 건 외신들을 통해 숙지하고 있었다. K-방역뿐 아니라 K-에듀를 극찬하는 외신이 많았고, 전 세계에서 K-에듀를 공유해달라는 요청도 많다. 정부 주도하에 전국 단위로 동질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 건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놀라운 경험한 청소년들 학습 행태 바뀔 것   

K-에듀 시스템의 수출도 가능한가
"MS는 그 시스템의 여러 인프라 중 하나를 제공했을 뿐이다. EBS 등이 시스템을 아우러 콘텐트로 만들어 수출에 나선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K-팝처럼 K-에듀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MS도 인공지능(AI)이나 한국어의 실시간 해당국 언어 자막 처리 등 협력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온라인 개학이 향후 IT 산업에 미칠 영향은.  
"IT 업계는 그동안 청소년 관점에서 IT기술을 보려는 고민은 적었다. 이번 온라인 개학을 통해 청소년들은 또 한 번의 놀라운 경험을 했다. 동구 밖을 벗어나지 못했던 기성세대도 지금 디지털 유목민에까지 다다랐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나, 이번에 온라인 교육까지 경험한 청소년들은 완전히 다른 시대를 살아갈 것이다. 특히 이번에 선생님과 학생들이 한꺼번에 IT 기술을 이용한 교육 경험을 공유했다. 앞으로 온라인을 통한 평생 학습, 블렌디드 러닝(혼합형 학습) 등에 IT 기술이 활발하게 이용될 것이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